- 편집자주
- 아르바이트(알바) 경험자 10명 중 8, 9명이 사장이나 고객으로부터 갑질 횡포를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자 소중한 존재라는 점,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최근 알바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알바몬이 1,150명을 대상으로 알바 시 갑질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의 무려 85.7%가 알바 근무 중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갑질을 당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38.9%가 불합리한 요구, 부당한 지시를 꼽았습니다. 그 뒤를 이유 없는 화풀이(29.9%), 인격적인 무시(24.8%) 등이 이었습니다.
그럼 누가 알바들에게 갑질을 일삼았을까요? 응답자들은 사장님 및 고용주(38.3%), 손님(26.8%), 상사, 선배(20.0%) 순으로 갑질의 주체를 지목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관한 물음에는 응답자의 72.0%가 일단 참는다고 답했습니다. 주위 지인들과 심경을 나누고 털어버린다(32.3%) 등 비교적 소극적인 방법이 주를 이뤘지요. 철저히 대응한다는 4.7%에 불과했습니다.
철저히 대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위를 차지한 대답은 관련법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어서(37.4)입니다. 시간이 아까워서(31.1%), 법적 절차 진행에 드는 비용 때문에(28.3%) 등도 많이 꼽혔습니다.
알바를 향한 갑질은 왜 이렇게 빈번할까요?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지난해 한 대담에서 “한국에는 갑질뿐만 아니라 을질, 병질도 있다”며, “재벌의 갑질 외에 일반 고객도 마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진상을 부리는 을질을 한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갑의 횡포에 일일이 맞서기에 힘이 부치고 당장 오늘 내일이 팍팍한 게 현실. 많은 이들에게 갑질은 알고도 당해야 하는, 손댈 수 없는 영역이 됩니다. 저항보다는 갑질의 확산과 아래로의 전파가 빠를 수밖에 없지요.
이 같은 중층의 억압구조 안에서 군대 이등병과 같은 위치의 알바들은 갑질을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이들은 ‘세상은 이런 거’라는 깨달음(?)과 함께 갑질문화에 익숙해지거나, 더 높은 슈퍼갑이 되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단기간에 고치기는 힘듭니다. 다만 공감을 중시하는 교육의 강화, ‘너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계층 간 연대감의 확대, 여러 경로의 신고 창구 확보, 신고된 갑질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 등이 오랫동안 어우러진다면 개선의 여지를 찾을 수 있겠지요.
오늘도 갑질에 우는 알바 여러분, 어렵고 번거롭고 또 힘에 부치더라도 한번쯤 적극적으로 대처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움직임 덕에 갑질문화 척결이 조금 더 앞당겨질 수도···.
* 고용노동부 신고전화 : 1350
그리고 사장님&손님 여러분, 청춘은 ‘아프지 않아도’ 청춘입니다. 잊지 마세요.
이성인 기자 silee@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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