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라드 총재는 30일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6~7월 금리인상설에 대해 당장은 판단을 미루는 것이 낫다”면서도 “1분기 GDP지표가 여전히 약하지만 예전처럼 아주 약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 시 이머징마켓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12월부터 금리를 인상한다는 신호를 줬기 때문에 시장이 잘 준비돼있다고 본다”며 “2013년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 때도 사전에 예상됐던 일이어서 큰 충격이 없었던 것처럼 유연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6월 회의에서 지표들을 보고 개선세가 더 보이면 금리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한다면 6~7월 금리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의장 역시 지난 27일(현지시간) 유명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금리인상에 대해 “경제가 개선되고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진다면, 개인적으로 금리인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 안에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옐런 의장은 “분명히 경제가 많이 진전됐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에서 제시하는) 목표치(2%)보다 낮더라도 고용시장이 계속 개선되면서 앞으로 약 2년 동안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둔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금통위는 미국의 FOMC보다 일주일 빠른 6월9일로 한은이 금리를 내리고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내외금리 차가 줄어 국내 증시 등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조조정으로 인한 금융시장이 우려되는 와중에 외국인 자금까지 빠져나간다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금융시장에 충격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에 그쳐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충격을 받았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2분기 역시 수출 부진이 제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6%로 낮추면서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둔화를 완충하는 데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역시 한은이 직접 출자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불라드 총재는 “한국의 중앙은행에 어떤 조언을 내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미국에 이런 이슈가 일어났을 경우를 가정해 말한다면 개입하면 안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중앙은행은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경제를 생각하는 경제 정책을 내야한다”며 “세금을 내는 국민의 의견 등을 고려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이번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 대해 “통화정책을 할 때 모든 것을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는 없다”며 “금융통화위원들과 많이 얘기를 나눠볼 것”이라고 답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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