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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0일 지난 유창근 사장, 험난한 현대상선 정상화

취임 50일 지난 유창근 사장, 험난한 현대상선 정상화

등록 2016.11.21 17:02

임주희

  기자

영업조직 전면 개편하며 체질개선한진해운 자산 인수 나섰으나 실패2M 본계약도 일정 미뤄지며 안개 속해운업계 “유 사장 경영능력 있나”

사진=현대상선 제공사진=현대상선 제공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취임 2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취임 이후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고전 중이다. 이에 해운업계에서는 유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불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조건부 자율협약 조건 3가지를 충족한 현대상선은 지난 8월 새 출발을 선언했다. 이후 채권단은 유창근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현대상선의 새로운 선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유창근 호는 출발부터 삐그덕거렸다.

현대상선은 8월29일 ‘2016년 2차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유창근 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시 일부 소액주주는 과거 현대상선의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유 사장이 다시금 대표로 선임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한 소액주주는 “과거 경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적임자로 추천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하며 “어려울 때 위기 극복을 하는 사람이 경영을 잘하는 사람이지 경기 좋을 때 이익 내고 경기 나쁠 땐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람은 경영자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지적했었다.

유 사장은 지난 1978년 현대종합상사로 입사해 1986년부터 현대상선의 구주본부장과 컨테이너사업부문장, 해영선박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쳤다. 2012년에는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회사 경영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4년 10월부터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역임했으나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고 현대상선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인천항만공사 사장 자리는 유 사장이 갑작스럽게 현대상선으로 옮기면서 공석인 상태로 경영본부장이 사장 대행을 하고 있다”라며 “유 사장의 이동과 최순실 사태 등으로 인해 사장 공모 절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부에선 유 사장의 무책임한 행태에 말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으로 이동 후 유 사장은 영업조직을 전면 개편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또한 미주지역과 구주지역 전략회의 참석을 위해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했으며 세계선사협의회에서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하지만 유 사장에 대한 해운업계의 평가는 임명 당시 반신반의에서 부정적으로 무게 추가 기울고 있다. 정부가 밀어주는 상황에서도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개시되자 한진해운의 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특히 현대상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미주·구주 영업망 입찰에서 이를 얻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입찰 들러리설’과 ‘1달러 입찰가’설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 11월 초로 예상됐던 2M 본계약 체결은 11월말 12월 초로 연기됐다. 외신에선 현대상선이 2M 가입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현대상선은 오보라며 반박한 상태다.

이에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외신보도로 인해 2M과의 협상에서 현대상선의 입장은 더욱 불리한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2M과의 MOU체결로 조건부 자율협약 조건을 만족시켰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본계약 체결이 안 될 경우 현대상선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외신 보도는 현재 현대상선과 협상중인 2M의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고 현대상선 입장에서 2M은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에 결국 불리한 조건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운업을 잘 아는 유 대표가 이를 예상 못하진 않았을 것이고 결국 적절한 시기에 대처를 하지 못한 결과 2M에서 최후통첩을 한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상선은 화주들의 신임도 얻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물류사태 이후 해외 화주들은 현대상선에 화물을 맡기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에선 현대상선에 화물을 맡기지 말라며 내부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산업은행이 해외 화주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미주와 구주 노선 화물의 경우 국내업체보단 해외 업체들이 주로 화물을 실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화주가 현대상선을 이용하지 않으면 해당 노선 점유율 확대도 어렵게 된다.

한진해운 자산 인수에 나선 SM그룹 계열사인 대한해운도 현대상선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유일한 국적선사였으나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함에 따라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결국 정부의 지원 없이는 유 사장이 독자적으로 현대상선 경영정상화를 위해 해온 일도 할 수 있는 것도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취임 50일이 성과를 내기엔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현재 현대상선이 처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다”라며 “현대상선에 대한 대내외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유 사장이 취임이후 유일한 국적선사의 대표로서 한국해운업과 현대상선의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대만의 경우 제2 치킨게임을 우려해 대응을 준비 중인데 현대상선은 경쟁력 확보도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라며 “유 사장이 제대로 된 경영 능력을 발휘해야 현대상선의 미래가 확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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