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에 따라 ‘희비’ 갈려 온라인 통해 정보 전달로 단속하기 힘들어 당국 예방 안 내놨지만, 효과 있을까 우려 일기도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품절주로 몸살을 앓던 코스닥 시장이 하반기엔 정치 테마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수가 600선을 맴도는 가운데도 일부 테마주는 기대감으로 인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코스닥 상장사인 지엔코는 올해 들어서 5번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캐주얼 브랜드 썰스데이 아일랜드 제조·판매사로 지난 2002년 상장했다. 상장 직후 6000원선까지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주가가 5000원을 넘긴 적이 손에 꼽았지만, 올해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엔코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종가 1415원이었지만 전일엔 8700원에 거래됐다. 실적 부진에도 약 1년여 동안 514.84%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회사 대표이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외조카라 알려져 테마주로 분류된 탓이다. 지엔코는 현재 올해 3분기까지 48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4년에도 약 90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에스아이패널의 경우 지난 10월 반 총장의 동생 반기호 씨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려 243%에 달하는 주가 변동률을 보였다. 이 회사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직전년도 3분기 누적보다 각각 22.81%, 68.45% 줄어 실적은 악화한 상황이었다.
고려산업도 지난 9월 초까지 2000원 언저리에서 거래됐지만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꼽힌 뒤 7000원 선까지 오르는 등 높은 주가 변동성을 나타냈다. ‘최순실 게이트’ 인한 박 대통령 탄핵정국에 문 전 대표가 차기 대통령 지지율 1위로 올라서며 수혜 기대감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고려산업은 자회사 금강공업의 임원이 문 전 대표와 선후배 사이 및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최근엔 기존 대권 잠룡인 문 전 대표 및 반 사무총장 외에도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테마주들까지 기승이다. 온라인을 통해 소개되는 이들 테마주는 대부분 혈연과 지연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안희정 도지사의 대표적 테마주로 꼽히는 대주산업은 사업장 소재지가 충남도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재명 시장의 테마주로 분류된 동신건설의 경우 이 시장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시장과 안 도지사의 테마주들은 차기 대선주자로 부각된 이후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테마주 투자는 기대감만으로 주가 상승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돌리기 식의 투자로 전문가들은 지양하는 투자방법이다. 대부분 종목이 코스닥 상장사로 짧은 기간 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탓에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로 언제나 문전성시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검찰, 한국거래소 등은 합동으로 집중적으로 시장 감시를 예고하며 테마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인터넷 게시판 및 모바일 메신저, 소셜네트워크(SNS) 집중 모니터링과 조회공시요구 강화 등이 주요 골자다. 아울러 고가매수호가 반복 등의 불건전 위탁자에겐 장중 예방조치로 수탁거부 이상으로 조치가 취해지며 사이버 루머와 결부돼 주가 및 거래량이 이상 급등할 경우엔 사이버 경고(Alert)가 발동된다.
하지만 일부에선 당국 제재 이전에 코스닥의 체질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인다. 당국은 기업 상장 전 철저히 옥석을 가리고, 증권사도 코스닥 기업에 대한 세밀한 분석 보고서를 투자자들을 위해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들도 단기간의 수익을 좇기 보다 기업 가치를 두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서 한 투자 전문가는 “탄핵에 대해 헌재의 판결이 남았고 향후 대선 일정도 아직 예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무분별한 테마주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의 제재 전 투자자들의 성숙한 투자 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며 “실적과 안전성이 기반이 된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세워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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