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서비시즈코리아 통해 인력 모집 중업계 “당장은 현실성 낮지만 가능성 있어”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한국 지사인 아마존서비시즈코리아를 통해 50여명의 정규직과 인턴십 채용을 했다. 금융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 합작사 설립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은 외신에 먼저 언급됐는데 ‘아마존이 한국의 온라인 마케터를 뽑는다’는 국내 보도로 확대돼 이커머스 업계 사이에서 아마존의 한국 진출설이 제기됐다.
해당 인력 충원 업체인 아마존서비시즈코리아는 국내 상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이른바 ‘역직구’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인력 확보도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조치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역직구를 통한 시장 테스트 이후 본격적인 진출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능성이 낮지만 여전히 아마존의 국내 진출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인력 충원 소식 이후 끊임없이 나왔다”며 “아직까지는 현실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 사이에선 “아마존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시장 포화 등을 봤을 때 현재로선 낮다”면서도 “실제 들어오더라도 국내 특수 상황이란 게 있기 때문에 우리가 경쟁에서 뒤질 것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마존의 국내 시장 진출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부터 잊을 만하면 한국 진출설이 제기되면서 그때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것이란 파장을 일으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몇 차례 있었던 얘기라 이제는 정확한 사실 확인이 공식화되기 전까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만큼 아마존의 국내 진출설이 해프닝으로 반복돼 업계에서도 일종의
내성이 생긴 분위기다.
입장을 바꿔 아마존 입장에서 따져 봐도 현재 국내 이커머스 판도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시장 전체 규모에 비해 업계 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는 분석이다. 대다수 이커머스 기업이 적자에 허덕이는 것도 비슷한 근거로 꼽히는데 아마존이 구태여 후발주자로 국내에 들어올 명분이 약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은 이커머스 기업이 느끼는 체감과 다르다. 아마존의 국내 진출설이 제기될 때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해외 직접 구매 경험을 토대로 “가격이나 서비스 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와 관련해 한 이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그런 반응들을 알고 있지만 아마존이 들어오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선 업체를 보는 게 아니라 단위 물품을 보고 사는 지금의 경향이 지속될 것”이라며 “크게 뭔가 다른 정책이 있지 않는 이상 그냥 이커머스기업 하나가 더 느는 것 밖에 안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아마존의 국내 진출 가능을 낮게 잡아 시큰둥한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한쪽에선 아마존의 노하우에 주목해 실제 국내 진출이 이뤄질 경우 커다란 ‘한 방’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또 다른 이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선가 아마존이 진짜로 들어온다면 매우 두려운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어디서든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기업이기에 제대로 된 매력적인 무기를 들고 국내 판도를 뒤흔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아마존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것도 국내 진출설을 뒷받침 하는 근거다. 아마존은 지난 1일 유기농 신선식품 전문 유통업체인 ‘홀푸즈마켓’을 인수하며 잠잠했던 몸집 불리기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유통업계 사이에서도 아마존이 결국은 특정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국 진출을 달성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의 국내 진출이 이번에도 해프닝으로 끝날 분위기지만 언젠가는 들어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4조9134억원으로 전년대비 20.5%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여전히 클 수 있다는 분석과 이제는 업체 수에 비춰봤을 때 클 만큼 컸다는 해석이 상존한다. 매년 제기되는 아마존의 한국 진출 가능성도 국내 온라인 쇼핑 규모 정의가 쉽지 않아 더욱 의견이 분분하고 소문만 무성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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