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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or 매각’···구창근 대표의 선택은

[투썸플레이스 물적분할①] ‘상장 or 매각’···구창근 대표의 선택은

등록 2017.11.23 16:45

수정 2017.11.26 14:39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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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브랜드 상장해 가치 극대화 적자 단번에 해결시장 “CJ헬스케어와 비슷한 전략 구상할 듯” 전망

구창근 CJ푸드빌 대표구창근 CJ푸드빌 대표

CJ푸드빌이 알짜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홀로 세운다. 외식브랜드 중 자생할 수 있는 브랜드를 분리·독립시켜 만성 적자로 허덕이던 체질을 개선 시키겠다는 것. 구창근 CJ푸드빌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부터 적자 해결이라는 특명을 받고 내려왔다. 그는 지난 7월 CJ푸드빌 대표로 취임하자마자 실적 부진 매장을 잇따라 철수 시키는 등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 대수술에 들어갔다.

CJ푸드빌에 속해있는 15개 브랜드 가운데 흑자를 내는 브랜드는 뚜레쥬르와 투썸플레이스가 유일하다. 알짜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독립시켜 푸드빌의 자금 조달 카드로 시용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분사로 외부 투자자 유치가 용이해진 데다 적자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IPO(기업공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투썸플레이스의 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를 독립시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후 최상의 가격에 매각하는 게 구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CJ푸드빌의 만성 적자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CJ헬스케어를 키워 시장에 내놓은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해결사로 CJ푸드빌 내려온 구창근의 선택 = 이재현 회장은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고 나서 가장 먼저 자신의 오른팔 구창근 CJ그룹 부사장을 푸드빌에 구원투수겪으로 내려보냈다. 그는 CJ푸드빌 대표로 취임하자마자 한식 전문점인 ‘비비고’ 매장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철수 시키는 등 실적이 부진한 매장의 정리를 단행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으로 재무 구조가 엉망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와 빵 전문점 뚜레쥬르를 비롯해 빕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차이나팩토리, CJ푸드월드, 비비고 등 15개 브랜드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출점 규제로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는 탓에 해외 매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브랜드가 적자 상황이다.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가 벌어온 돈으로 나머지 브랜드들을 겨우 연명하고 있다.

CJ푸드빌은 2013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번번이 실패했다. 영업적자 규모는 2015년과 지난해 각각 41억원, 2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해외적자 규모가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03억원, 153억원에 달한다. 2014년에는 연결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적자규모가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면서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적어진 상태를 말한다.

경영과 재무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구 대표라도 이런 처지에 있는 CJ푸드빌의 만성적자를 단번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투썸플레이스는 물적 분할하겠다는 그의 선택은 현재로서 CJ푸드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물적 분할은 보통 실적이 나쁜 사업 부문을 떼어내 매각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무통 구 대표는 반대로 가장 알짜브랜드를 독립시켜 자금조달 창구로 사용할 예정이다. 모기업과 별도 회사로 가는 것이 브랜드 전략 차원에서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CJ헬스케어와 닮은 꼴···분사 후 상장, 다음은 매각? = 똑같은 사례로 CJ헬스케어를 꼽을 수 있다. 이재현 회장은 식품과 물류,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CJ의 핵심 사업이었던 제약사업을 지난 2014년 분사시켰다.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를 분사해 독립법인 CJ헬스케어가 탄생했다. 그는 당시 제약 사업을 유망 사업으로 꼽고 신약과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분사 후 CJ헬스케어는 가장 먼저 상장부터 준비했다.

하지만 이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한미약품 사태로 제약산업 전체가 흔들려 시장 여건이 좋지 않자 계획을 중단했다. IPO 추진 당시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CJ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을 약 1조원 규모로 평가했다.

최근 이 회장은 CJ헬스케어 상장 계획을 접고 매각을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CJ헬스케어를 상장시킨 다음 가치를 끌어 올려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제약 업종 시장 여건이 개선되자 않자 바로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투썸플레이스도 물적분할 후 상장, 이후 매각이라는 시나리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구 대표가 빠른시일 내 CJ푸드빌의 만성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투썸플레이스가 IPO에 나설 경우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가치를 끌어올려 매각하면 매각대금으로 푸드빌의 적자를 메우고 투자재원까지 마련할 수 있다.

현재 투썸플레이스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스타벅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매장 수가 894개로 늘어나면서 롯데의 엔제리너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매장 수 3위에 올라섰다.

투썸플레이스는 객단가가 높은 디저트가 많이 팔려 점당 매출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커피전문점 객단가가 6000원 수준인데 반해 투썸플레이스는 1만원에 가깝다. 케이크·샌드위치 등에 집중해 객단가를 높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10개 커피전문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투썸플레이스의 가맹점 매출은 연평균 4억8289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썸플레이스의 분사 소식과 함께 시장에서는 투썸의 매각설도 확산돼 퍼지고 있다”며 “CJ그룹은 지난 2014년 CJ제일제당에서 제약부문을 분할할 당시부터 매각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역시 똑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 대표도 시장에서 매력도 높은 브랜드를 상장시켜 팔면 만성적자의 무거운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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