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주가 11월 이후 9.66%↓신동빈 주식 매도, 시네마 분할 연기,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등 악재 겹쳐소비심리 개선에 백화점 전망은 좋아신세계·현대백화점은 주가 상승 추세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와 정지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른 것과는 상반된 양상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주식을 매도한 이래로 하락폭이 커지면서 좀처럼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13일 롯데쇼핑의 주가는 전일 대비 2500원(1.26%) 오른 20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지난해 9월 19일 이후 14개월여만에 종가 기준으로 20만원을 밑돌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큰 타격을 받으면서 주가가 20만원선에서 머물다가 올해 상반기 지주사 전환과 롯데시네마 분할 발표 등 경영효율화 작업이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 6월 32만원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지주사 분할을 앞두고 사드 추가 배치 등으로 한중 관계가 다시 냉각되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지주사 분할 후 재상장한 지난 10월 30일 주가가 시초가 대비 7.08%, 거래 정지 대비 14.81% 내리면서 20만원 초반까지 내려앉은 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연초(1월 2일) 대비 7.16% 내린 것이다. 특히 지난달 1일 이후로는 9.66%나 하락했다. 당시 한중 관계 개선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관광을 일부 허용하기로 했으나 롯데 호텔 숙박이나 롯데 면세점 쇼핑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지난달 11일 신 회장이 롯데쇼핑 주식 100만2883주를 처분하자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중요도를 하락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 및 시네마 사업부 분할 등 당초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롯데쇼핑의 체질 개선과 관련된 이벤트들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며 “다만 이런 이벤트들이 지연되었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만큼 단기 현실화 가능성 또한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백화점 업종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최근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고 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백화점의 주요 판매 상품인 의류 매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백화점 3사의 기존점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롯데 4.5%, 현대 5~6%, 신세계 6% 전후의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른 추위의 영향으로 의류 매출이 증가했고 소비심리 상승에 따른 효과로 생활/가전, 식품, 럭셔리 등 전 품목군의 매출이 일제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2.3으로 2010년 12월 이후 6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성향과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지금과 같이 소비성향이 70% 이하로 위축된 상황에서는 심리가 살아나는 것만으로도 소비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백화점 산업은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나, 소비경기 회복을 전제로 3%대의 성장을 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산업 경기가 소비 회복으로 2018년에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며 “현재의 이 소비 회복 기조와 백화점 업계가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국정 농단 집회에 가장 크게 피해를 입었던 점이 기저로 작용하면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 같은 전망에 힘입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최근 상승세다.
신세계의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5.28 상승한 28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68.02%나 급등한 수치다. 11월 이후로는 30.18%나 올랐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 외에 면세점 사업의 실적 개선에 주효한 이유였다.
남 연구원은 “백화점 사업은 기본적으로 매출성장성이 제한적이나 신세계의 우수한 입지와 시설을 내세워 시장점유율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전망”이라며 “향후 소비경기 반등 시 실적 회복 가능성은 관전포인트인데 실제 4분기 중반 이후 실적 반등 중”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의 주가 역시 지난 1일 4개월 여 만에 1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종가는 10만3000원으로 연초보다 3.73% 내린 수치지만 11월부터 살펴보면 주가 상승률이 14.06%에 달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기존점 신장률이 -1.6%(디큐브시티·판교 포함 시 0.0%)을 기록하며 부진했었는데 촛불 시위로 인해 국내 소비경기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사드 갈등 완화에 따른 중국인 입국자수 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면세사업 투자 우려감은 더 이상 크지 않으며 천호점 역시 11월 주차타워 오픈에 따라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주가 반등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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