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관세 유예 한국 등 6개국 포함···4월 말까지 일시적면제는 미끼···결국은 FTA 협상서 우위 점하려는 전략자동차 내주고 쇠고기 관세 물리는 ‘패키지딜’ 제시해야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한미 FTA에서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을 철강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미국은 한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6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해 관세 부과를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은 4월 말까지 이들 국가와 관세 면제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진행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일찌감치 NAFTA에서 ‘공정한’ 결과를 얻으면 이 두 국가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21일(현지시각)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한미FTA를 개정하는 절차에 있기 때문에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U는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며 최근 관세 등 무역 문제에 대한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미국과 시작했다. 미국은 관세 면제 조건으로 EU가 미국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데 공조할 것을 요구하는 등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 동참할 동맹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의 관심 분야에서 일정 부분 내줄 것은 내주면서 철강 관세 제외를 얻어내는 전략을 시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단 철강 관세와 관련한 한미 간 합의는 우리가 철강 관세 면제국 지위를 얻는 대신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자동차 분야 추가 개방을 내주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협상 초반부터 관심 사항으로 자동차 문제를 끄집어냈다.
자동차 분야는 2017년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달러)의 72.6%(129억6600만달러)를 차지했다. 미국이 한미FTA 개정을 요구한 이유가 무역적자 해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를 건드리지 않고 미국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게 정부와 통상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통상 전문가는 “일단 유예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미국이 4월까지 우리에게 빨리 대안을 가져오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협상에서 더 방어적인 입장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에서 미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철강 관세라는 급한 불을 끄려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균형을 맞추려 한다면 수세에 몰리게 된다”고 전했다. 또 “우리의 목표를 설정하고 던질 건 던지고 받을 건 받는 전략과 전술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통상 전문가도 “아직도 협상단이 미국에 남아 있다는 것은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다는 의미”라며 “자동차 부문의 양보로 양국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는 “차라리 차 시장을 내주고 미국산 소고기에 관세를 물리는 등 비슷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내줄 건 확실히 내주고 다른 부분에서 피해를 보지 않게 압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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