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시작부터 입장차 매우 컸지만 꿀릴 게 없었다”“철강관세 협상국 중 가장 먼저 면제 확보···불확실성 조기 해소”
김 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FTA 개정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 브리핑에서 “작년 협상 출발선부터 양국의 입장차가 매우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년 대미 무역흑자의 74%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어서 미국이 이 분야에 집중했다”며 “미국의 한국 시장 접근 요구를 일부 반영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를 20년 연장하고 한국 안전기준을 못 맞추더라도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차량 수입을 제작사별 5만대(기존 2만5000대)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이런 합의에 대해 “현재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해 수출하는 업체가 없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만대라는 숫자는 실제 수입량과 무관하다”며 “작년 기준 미국 제작사별 수입물량은 포드 8천107대, GM 6762대, FCA 4843대 등 1만대 미만”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농축산물 제외, 미국산 자동차부품 의무사용 불가, 이미 철폐한 관세 후퇴 불가라는 레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한 다음 가능한 신속하게 끝낸다는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과 한미FTA 두 분야 모두 치열한 협상을 벌였다”면서도 “그동안 한미FTA 폐기 압박 등 미국이 강경한 입장이라 우리가 밀리지 않느냐는 걱정이 있었는데 협상가로 말하자면 제가 꿀릴 게 없는 협상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USTR 대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지만 제 뒤에는 세계 무역 6강을 이뤄낸 우수한 국민이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협상 권한 전권을 위임했기 때문에 협상에만 집중하면 됐다"” 말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과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 협상 중인 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면제를 확보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가장 먼저 국가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철강 기업의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했다”며 “이에 따라 잠정 관세 면제 기간인 5월 1일 이후에도 쿼터(수입할당) 물량에 대한 25% 관세를 계속 면제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 결과는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라며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량이 캐나다와 브라질에 이어 3번째로 많고 중국산 철강 수입물량도 가장 많다”고 말했다.
그는 “4주 전에 미국에 도착했을 때 우리나라가 중국산 철강을 환적해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주요 인사 30여명을 넘게 만나 설득한 결과, 최악인 53%와 차악인 25% 관세를 피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당초 미국 상무부가 제시한 권고안에는 우리나라 등 12개국에만 53%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있었다.
김 본부장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철강 관세 면제 여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과 연계됐고 대부분 국가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 면제 협상을 진행하는 국가 면면을 보면 캐나다는 미국과 생산구조가 통합됐고 브라질은 중간재 수출 위주이며 호주와 아르헨티나는 철강 수출이 미미하거나 대미 무역적자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약 20개가 넘는 철강 수출국 입장에서 볼 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관세가 25% 또는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계속 남아있으면 쪽박 차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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