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2010~2016년 진에어 등기이사 재직국토부, 사실 파악도 못해 ‘봐주기’ 논란“이미 사임해 과거 불법 처벌할 수단 없어”
17일 국토부는 조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문제와 관련해 “당시 항공법령에는 등기이사 변경 등에 관한 보고의무 조항이 없어 지도·감독에 제도상 한계가 있었다”며 “문제점 개선을 위해 2016년 9월30일부터 등기이사 등 경영상 중대한 변화 즉시고지 의무, 면허기준 지속 준수의무 명시화, 관련 증명자료 제출 등 법적 절차를 개선해 항공사의 주요 변경사항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을 모두 담당하는 국토부에서 조 전무가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된 진에어 관련 공시를 종합하면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라는 인물이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또한 진에어 법인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조 에밀리 리 씨는 2010년 3월 26일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한 뒤 2013년 3월 28일 퇴임했다. 이어 같은 날 사내이사에 취임한 뒤 2016년 3월 24일 사임했다. ‘조 에밀리 리’는 조 전무의 영어식 이름이다. 1983년 하와이에서 태어난 뒤 한국 국적을 포기한 조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은 불법이다.
국내 항공사업법 9조와 항공안전법 10조를 보면 외국인은 국적 항공사의 등기이사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조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인인 조 전무가 왜 국내 항공사 등기임원으로 있었고, 국토부는 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에어가 2009년 8월 국토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고, 반년 뒤인 조 전무를 등기이사로 임명했지만 국토부는 이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진에어 면허 발급 이후 조현민으로 등기이사가 교체된 사실을 당시 담당자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국토부는 조사를 실시해 문제가 있을 경우 법적·행정적 제재를 하겠다고 했지만, 조 전무와 진에어의 불법을 처벌하거나 징계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률 자문을 받아본 결과, 조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에서 이미 사임한 상태라 현시점에서 항공사 면허를 취소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면허 취소 외에도 과거 불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있는지도 검토했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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