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로 지배구조 개편 속도 반감 관측실탄 늦으면 전자 지분 추가 매입 차질 우려현금 급한데도 치명적 악재에 매각 포기관측원금 보존요구설부터 한화와 신경전설까지
삼성물산측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비롯해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에선 삼성전자 주식 매입 등 지배력 강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측으로선 지분 매각 추진 과정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치명적인 돌발 악재가 터져 나왔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베인 캐피탈측이 지나친 투자원금 손실보전 요구를 했다는 관측부터 최대주주인 한화그룹측과의 불화설, 고유가 리스크 등까지 온갖 설들이 난무하며 삼성물산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1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3일 베인 캐피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한화종합화학 지분(20.5%) 매각을 추진했으나, 거래조건 견해 차이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이 회사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공시했으나, 이후 10개월만에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이번에 삼성물산이 매각하려했던 한화종합화학 주식 20.05%는 삼성그룹이 2015년 한화그룹에 화학·방산 4개사를 약 2조 원에 팔았던 ‘빅딜’ 과정에서 경영권을 팔고 남긴 지분이다.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한화종합화학(구 삼성종합화학) 지분 99.5%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당시 삼성 측은 한화그룹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잔여 지분 남겨뒀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각각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현금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우선협상자로 베인캐피탈을 선정한 삼성물산은 협상을 진행해왔다. 거래 금액은 1조 원가량으로 추산됐다.
매각이 완료되면 삼성물산과 삼성SDI에 각각 8000억 원, 2000억 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다.
협상이 결렬된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최근 삼성전자 주식 매입 등 현금이 다소 급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도저히 매각을 추진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악재가 발생했을 것으로 자연스럽게 추측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일각에선 삼성물산과 베인캐피탈이 손실보전 정도를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빅딜 당시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의 2021년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는데, 이번 매각 협상에서 공모가가 인수가 보다 낮을 시 어느 정도까지 손실을 보전해주냐를 두고 의견이 갈렸을 것이란 의미다.
이들과 한화종합화학간 신경전이란 분석도 있다. 삼성물산이 아닌 제3의 파트너를 맞이해야하는 한화로서도 또다른 추가적인 조건을 제시받는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가 있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매각 불발로 삼성물산의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 등 향후 삼성물산측의 지배구조 개편 행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이 지배구조의 최정점으로서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매각을 통해 유입된 현금으로 삼성전자 지분 인수 대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사옥을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당국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나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 등을 독촉하고 있다보니 당장 현금 마련이 지상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이다.
예컨대 현행 보험업법 중 3%룰이 개정안으로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19조원 가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해야한다.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회사인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나 삼성물산이 이 지분을 받아줘야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홀딩스 개념이 강한 그룹의 지배회사다. 패션 건설 상사 리조트 등 사업 부문이 있지만, 주식이나 건물 등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도 그룹 지배구조상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매각 불발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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