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리더십 송두리째 흔들···공정위, 하극상·갑질·외압 폭로전“차라리 주형환이 낫다”···백운규 전 장관, 과소평가 받은 채 퇴장
‘어공’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직원조회에서 직원들에 대한 사기진작 방안과 함께 반성문을 내놨다. 이날 직원조회는 지난 7월 전현직 고위직들이 재취업 비리로 검찰에 구속된 뒤 ‘부패조직’으로 몰린 직원들의 사기를 다독이기 위해 마련했던 자리 이후 석달여 만이다.
하지만 몇일 뒤 국회에서 열린 공정위 국정감사는 조직 내 하극상·갑질·외압 폭로전이 이어지는 등 논란의 연속이었다. 유선주 심판관리관은 조직내 ‘외압’ 폭로를 했고, 부하직원들의 ‘하극상’ 언급 등은 공정위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재벌개혁, 갑질근절을 외치며 경제민주화를 주도해 온 공정위가 처한 현재 상황은 참담하다. 공정위는 국감 이후 국회심의를 앞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조직 전열 정비가 급선무라는 지적에 따라 김 위원장의 리더십마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공정위 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잇따라 구속된 데 이어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직원들은 무더기 탈출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흔들리는 조직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국감에서 공정위 내부 폭로전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 논란에 화룡정점을 찍은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조사 후 문제가 밝혀졌을 때 조치하면 좋을 텐데 (이번 직무정지 결정에)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갑론을박이 있다”며 “사기가 가라앉은 조직에 또 하나의 상처”라고 전했다.
사실 김 위원장뿐만 아니라 또 다른 ‘어공’인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년 만에 옷을 벗고 관료 사회에서 퇴장했다. “차라리 주형환이 낫다” 백 전 장관을 빗대어 관가 일각에서 돌던 얘기다. 직원들에게 집요하게 업무 완성도를 요구하면서 ‘악명’이 높았던 주형환 전 산업부 장관이 차리리 낫다는 뜻이다.
이처럼 백 전 장관은 별다른 물의를 일으킨 적은 없었으나 조직 장악을 하지 못하면서 임기 내내 리더십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백 전 장관은 직원들에게 해당 산업분야에 대해 정통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교수 출신인 ‘어공’이다보니 현황 파악이나 조직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늘공(늘 공무원)’보다는 떨어지는 것으로 비춰졌다. 백 장관에 대한 평가가 박했던 이유다.
산업부 관계자는 “백 전 장관을 보면서 소수에 불과하다고 소통 없이 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게 됐다”면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짤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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