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신성장부문 신설···초대 부문장 오규석 외부서 발탁 현대제철, 김용환 부회장 선임···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주력
임원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긴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는 신성장부문을 새롭게 꾸렸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에서 전략 수립 전문가로 꼽히는 김용환 부회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으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0일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통상 2월에 진행되던 인사 시점을 당기며 조직 안정화에 집중했다. 국내외 경기 변동성 확대를 방어하고 100년 기업으로서의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성장부문이다. 그룹 차원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을 맡는 신성장부문은 포스코 핵심사업인 철강부문과 동급이다. 초대 수장에는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영입했다.
오 신임 부문장은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전략개발실장, 대림산업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지낸 마케팅 전문가다. 포스코가 사장급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신성장부문 산하에는 벤처육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협력실’도 신설됐다. 산학연협력실장에는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7월 취임하면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래 먹거리 발굴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현재 철강 80과 비철강(신성장 포함) 20의 수익 구조를 2030년에는 철강 40, 비철강 40, 신성장 20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차전지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그룹 내 미래먹거리를 이끌어갈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포스코켐텍 사장에는 민경준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포스코 중국법인) 총경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내정됐다. 민 신임 사장은 내년 4월로 예정된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 합병 회사를 이끌게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12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9년 만에 대표가 바뀌었다. 그동안 현대제철을 이끌어온 우유철 부회장은 현대로템 대표로 자리를 옮겼고, 김용환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부문 부회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측근으로, 구매·비서실·감사실·법무실 등 그룹 전반을 이끌어왔다. 김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대제철과 그룹간 시너지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로 일컬어지는 현대차그룹 생산과정이 한층 유기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철강재를 비롯, 강판, 특수강 등을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삼는 친환경차 전용 제품 개발, 생산에도 한층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 진다. 현대제철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검토 중인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스마트그리드 사업 등도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주력 사업장인 당진제철소장에 자동차강판 전문가인 박종성 신임 부사장을 선임했다. 현장 전문가인 박 부사장은 김 부회장을 보필하며 품질 향상과 생산성 증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제철로서는 수익성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김 부회장은 그룹 살림을 도맡아온 경험을 살려 현대제철 미래 성장동력 마련과 경쟁력 제고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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