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미 통화정책·브렉시트 등 변수 복잡
한은은 2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중구 태평로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75%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3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금융시장에서 예상한 대로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13∼18일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0%가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가계부채 증가와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의 불확실성 지속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금리 동결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2.7% 대비 0.1%포인트 낮춘 바 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 또한 1.4%로 기존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최근 국내 경제는 생산과 수출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1.6%), 12월(-1.8%) 모두 전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제품이 늘면서 제조업 재고율은 지난 12월 116%를 기록,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1월에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개월 연속,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1월중 수출(통관기준)은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줄어 전년 동월 대비 5.8% 감소해 지난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멈쳤다.
가계부채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 빚은 공식집계로 150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 저신용·저소득 계층의 부실 위험을 높이고 있다.
미국 연준의 결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 “금리인상을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히는 등 당분간 금리동결과 보유자산 축소 중단 계획 발표를 시사했다. 미 금리가 인상되면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현재 0.75%포인트에서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돼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han32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