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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장관 후보자들의 그릇된 자식 사랑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장관 후보자들의 그릇된 자식 사랑

등록 2019.03.27 11:22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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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후보자들 자녀에 ‘금수저급 특혜’ 의혹들 제기돼2030 지지율 떨어지는데···장관 인선에 신중함 필요해

장관 후보자들의 그릇된 자식 사랑 기사의 사진

국회에서 3일 연속으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가 거듭될수록 후보자의 재산과 증여, 채용 의혹 등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집힌다. 어찌보면 국민 중에 몇 사람을 뽑아 장관에 임명하는 것인데,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은 찾기 힘들다.

지난 25일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딸부부에게 분당 아파트를 증여했고, 그 집에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다. 증여가 잘못됐다고 볼 순 없지만, 매달 월세 160만원을 딸에게 주는 셈인 것이라 평범하다고 보기도 힘들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꼼수 증여’라고 문제 삼았다.

해당 증여를 문제 삼기 이전에 최 후보자의 딸부부가 월세 16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를 얻었다는 사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건 기자 뿐만이 아닐 것 같다. ‘평범한 회사원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월세 16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부동산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회초년생을 보면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취를 하고, 여유가 생기면 저축을 한다. 본 기자도 월세 40만원의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내집마련의 꿈’을 위해 2년간 주택청약통장에 돈을 넣고 있다. 하지만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은 터무니없이 적어 매번 순위에서 밀렸고, 분양주택은 서울지역에 신청할 수 있는 최소금액인 300만원을 채우지도 못했다.

하지만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최모씨는 아버지가 국토부 차관까지 오르면서 번 돈으로 구입한 부동산을 넘겨받을 수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아버지가 매달 주는 월세 160만원까지 덤으로 얻은 것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시절 20·30세대를 가장 분노케 했던 말은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이었던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SNS에 쓴 글이었다.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문장이 청년들이 촛불을 들게 했던 이유였다. 그렇게 정권이 바뀌고 기대했던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지만, 청년들은 현 정부에도 등을 돌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20·30세대가 등을 돌린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도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이는 청년들이 지난 정부에 느꼈던 박탈감을 현 정부에서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국무위원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이 이러한 문제를 몰랐을 리 없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20·30세대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다. 비단 최 후보자 뿐만 아니라 이번 개각인사 대부분의 후보자가 ‘금수저’를 대물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자신이 이사로 있던 업체의 미국 법인에 장남이 인턴으로 채용됐다. 둘째 아들 역시 조 후보자가 카이스트에 재직하는 기간에 카이스트 위촉기능원으로 6개월간 일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들은 자신들의 수입으로는 얻기 힘든 2억원 안팎의 예금액을 형성하는 데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

이러한 의혹이 청문회에서 나오면 장관 후보자들은 단골멘트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마치 자신들은 평범하게 살았을 뿐인데, 다른 사람들과 수준차이가 난 것을 보고 하는 말 같다. 오늘도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 청년들이 청문회를 통해 평범함을 도둑맞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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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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