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에도 동대문점 예정대로 20일 개점1호점 오픈 때도 사드 리스크···개점 두 차례 연기일시 적자 불가피···‘규모의 경제’로 수익성 개선 전망
11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20일 서울 동대문 두타몰에 신규점을 오픈한다. 지난해 말 서울 시내 대기업 신규 면세점 특허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획득한 두 번째 사업권이다. 2018년 말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이어 동대문 두타몰 매장까지 확보하며 강남과 강북 모두에 면세점을 운영하는 세 번째 사업자가 됐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오픈 효과’를 누리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보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 상반기 방한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모처럼 면세업계에 훈풍이 불었으나 신종 코로나로 상황이 반전됐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자국민의 해외 단체 관광을 금지해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낮아졌고, 다른 해외 관광객의 발길도 끊어질 우려가 있다. 내국인들 역시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또 다른 타격이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점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신규매장 오픈을 앞두고 중국발 악재로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2016년 말 ‘3차 면세점 대전’에서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내고 면세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듬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리스크가 터지면서 국내 면세시장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했다. 현대백화점도 당초 개점 일정을 두 차례나 연기해 2018년 말에야 면세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이 이번 2호점의 오픈 일정을 연기하지 않은 것은 공포감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내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개점일인 20일 께에는 지금보다 바이러스 공포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면세점 개점을 연기할 경우 발생할 협력사원, 브랜드 등의 피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달 두 번째 매장을 열게 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면세사업은 몸집을 키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잉 파워를 늘려야 수익성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개점 이후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700억원, 올 1분기 1569억원, 2분기 1940억원, 3분기 2108억원, 4분기 2314억원으로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는 같은 기간 256억원, 236억원, 194억원, 171억원, 141억원으로 계속 감소 중이다. 올해 두 번째 매장을 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적자 증가가 불가피하나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수익성이 조금씩 개선될 전망이다.
이후 현대백화점이 현재 진행 중인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것인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운영자금 2000억원을 수혈해 지금까지 총 4500억원을 출자했다. 최근 출자금은 동대문점 운영자금이긴 하나, 현대백화점이 또 한 번 면세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인천공항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자에서 면세점 사업에 대한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엿보인다”며 “현대백화점이 보유하고 있는 명품 소싱 능력과 막강한 자금력, 안정적 재무구조를 생각할 때 면세점 사업에서 자생적 생존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로 1분기 중 동대문점 운영을 시작하더라도 초기 흥행은 다소 부진할 가능성이 높으나 2개의 면세 사업장을 운영함으로써 면세 사업의 기틀을 더 확실하게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동대문점은 지리적 이점으로 코엑스점 대비 매출총이익률(GPM)이 2%포인트 정도 높고 사업장 추가로 면세품 구매 협상력이 향상되는 점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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