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긴급 자금 1조원 차입신청 이사회 개최두산건설 대규모 손실 지원→두산중 위기 내몰아재무구조 개선 어려움···5년간 당기 순손실만 1兆↑
올해 만기 도래하는 두산중공업 회사채는 1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당장 내달 6000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채 만기가 도래하며 6월에는 총 5600억원 규모의 일반단기사채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5년간 경영 악화가 지속되며 당기순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49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7251억원보다 순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지난 2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1조2203억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고 외부 차입이 증가하면서 부채비율도 치솟았다. 영업활동만으로는 금융비용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의 이 같은 위기의 근본적인 요인으로 두산건설의 ‘퍼주기식’ 지원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침체로 여려움을 겪던 시기 이듬해 경기도 고양시에 2700세대 대규모 초고층 주상복합 ‘일산 위브더제니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13년 준공한 ‘일산위브더제니스’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와 함께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 때문에 두산건설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기 시작했고 여러 차례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았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2013년에는 두산중공업 단독으로 8694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물 출자를 단행했다. 지원규모는 당시 현금성자산의 95%에 달해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이었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2010년부터 두산건설에 약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했고 2011년에는 두산중공업 등 그룹 전체가 5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까지 지원했다.
두산중공업이 3년 동안 두산건설을 지원하는 동안 차입금은 2조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자구계획 이행 중인 지난해에도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3000억원 규모로 참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지원을 놓고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두산건설은 막대한 자금을 수혈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해 말 상장 24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되며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과거부터 쌓여왔던 계열사 부실 지원과 탈원전에 따른 사업 부진까지 겹치며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매출도 2018년 4조1017억원에서 지난해 3조7086억원으로 9.6% 줄었다. 영업이익은 1846억원에서 877억원으로 52.5% 급감했다.
지난 2016년 3조원대 수준이었던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5조원을 넘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2%에서 186%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위기에 대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을 얘기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두산건설 퍼주기식 지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한 관계자는 “당시 두산건설의 일산위브더제니스 책임론은 대주주로 두산중공업이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발전사업 수주 급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되자 지난달 26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으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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