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연내 부실점포 16개점 폐점홈플러스는 3개 점포 자산 유동화 검토산업 쇠퇴에 장기적 인력 감축 불가피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16개의 부실 점포를 폐점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양주점·천안아산점·VIC신영통점(창고형할인점)을 이달 중 폐점하며, 일산킨텍스점도 7월 말까지 정리한다. 폐점이 완료되면 올해 말 롯데마트의 점포 수는 109개로 줄어든다.
롯데쇼핑은 지난 2월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200개를 3~5년 내 정리한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롯데는 지난달 이 중 절반이 넘는 120개점을 연내 폐점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고 있는데, 가장 거센 반발과 우려를 낳은 곳이 롯데마트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슈퍼 등 여러 채널을 운영 중인데 이 중 롯데마트 종사자가 가장 많아 일자리 ‘쇼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이 2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을 당시 롯데마트 노조는 강력한 반발을 예고한 바 있다. 점포당 300~5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고용보장은 물론 이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상 수만명의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됐다는 주장이다. 롯데 측은 점포 정리 후에도 직무 재배치 등을 통해 기존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인력을 끌어안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홈플러스 역시 최근 안산, 둔산, 대구 등 3개 점포에 대한 자산 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는데,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날 홈플러스 대주주 MBK의 광화문 본사 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와 홈플러스가 3개 점포의 폐점과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홈플러스는 이들 3개 매장에 대해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이 아닌 폐점을 검토하고 있고, 직영직원은 물론 외주·협력직원, 입점업주 등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반발 중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폐점을 전제로 하는 매각만이 아닌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유동성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실 점포가 아닌 우량 점포를 중심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마트가 지난해 13개 점포에 대해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1조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또 매각 후 폐점하는 방향으로 결정되더라도, 지난해 이미 전체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만큼 정규직 인력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 모든 방법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대형마트 사측이 점포 폐점 후에도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임에도 직원들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인근 점포로의 재배치 등이 단기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대형마트 산업이 포화 상태에 들어섰고 쇠락하는 추세라는 점을 볼 때 오프라인 고용 규모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 산업은 이미 2010년대 들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최근 들어 이커머스 공세에 밀려 위기를 겪고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마트를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대형마트 판매액은 2015년 무점포(인터넷쇼핑·홈쇼핑·방문판매 등) 판매액에 뒤쳐진 후 점점 더 그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점포 판매액은 79조5849억원으로 대형마트 판매액(32조4366억원)을 두 배 이상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마트 종사자 수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 대형종합소매업 현황에 따르면 대형마트 종사자 수는 2017년 7만536명에서 2018년 6만6586명으로 5.6% 감소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에는 이 수가 더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들 역시 생존을 위해 부실 점포의 폐점과 우량 부동산의 컨버전 등을 추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임차 매장이던 롯데마트 수지점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지난해 사들여 공동주택 사업에 추진 중이며, 이마트도 2017년 폐점한 울산 학성점을 매각한 후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산업 자체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부실 점포를 닫고 우량 부동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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