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어 2분기 영업익 67% 급감···4년 째 내리막中시장 오프라인 살아나야 회복···현재로선 대안 없어
3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해외 매출은 21%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장사길이 막힌 탓으로 국내 매출 감소폭(26%)과도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이에 전체 영업익은 전년 대비 67% 감소하면서 4년째 수익 직격탄을 맞았다. 아모레퍼시픽은 계속해서 중국 외 동남아·중동 시장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실직적으로 중국 시장의 도움 없이 실적을 개선하기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력 계열사 브랜드들의 타격도 심각했다. 이니스프리·에뛰드 등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중 단 한 개의 브랜드도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한때 잘 나가던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40% 감소한 884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익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12년 중국 진출 이후 공격적인 출점으로 매출 확대 전략을 펼쳤지만 오히려 독이된 것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5년 간 점포를 빠르게 늘리면서 브랜드 각인에 나섰다. 당시 럭셔리 브랜드 전략과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선회한 LG생활건강과 다른 행보였다. 결국 연이은 악재에 인건비·매장 운용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구조조정 칼을 빼들어야 했다. 더욱이 최근 들어 매장 전략의 불필요성이 커지면서 브랜드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뛰드 역시 로드숍 구조조정 여파로 전체 매출은 35% 하락한 296억 원을 감소했으며, 효율화 작업으로 영업익의 적자 폭은 소폭 축소됐다. 지난 1분기 소폭 성장을 이뤘던 에스쁘아도 결국 영업익 적자전환을 피해가지 못했다. 에스쁘아는 직영점 축소와 오프라인 채널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 역시 11% 하락한 109억 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주목 받았던 에스트라는 매출 26% 감소한 274억원, 영업이익 53% 감소한 23억원에 그쳤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매출 171억 원과 영업이익 3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 4% 줄었다.
다만 이 같은 부진 속에서도 온라인 채널의 성장은 눈에 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온라인 채널 매출은 약 60% 늘었다. 특히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의 디지털 채널 매출은 약 80%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라네즈·마몽드·아이오페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온라인 및 멀티브랜드숍 채널에서 고객 접점을 늘렸다. 온라인 브랜드 ‘이너프 프로젝트’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채널 대응 역량을 높인 것에서 효과를 봤다. 또 최근 서울 명동에 선보인 '아이오페 랩' 등 체험형 매장도 고객들로부터 호의적 반응을 얻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관련 부서 확대와 내부 조직개편으로 빠르게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서경배 회장은 글로벌 온라인 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대표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인도 시장 온라인 채널에 진출했다. 또 중국 마케팅 비용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 채널에 투입해 현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마케팅·프로모션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11번가 등과 손잡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사업 역량 확대에도 나섰다. 특히 네이버와는 온·오프라인간 시너지 강화, 데이터 기반 상품 개발, 해외시장 공동 진출 등을 꾀할 방침이다. 로드숍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최강자'의 위상을 온라인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래 성장 교두보 마련을 위해서는 중국을 제외한 제3국 시장을 반드시 개척해야 한다”며 “올 하반기에도 디지털 체질 개선과 맞춤형 화장품 기술,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혁신 상품을 통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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