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전망에도 美공장 생산 차질매출, 일 평균 100억~110억 손실 추산현지 업계 “생산 재개 수주간 걸릴 듯”분기 영업익, 무선사업보다 낮을 전망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진입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공장의 셧다운 여파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 상황이 길어지면서 올해 1분기 반도체 매출은 사업계획에 못 미칠 전망이다.
미국에 몰아닥친 한파에 따른 전력 부족 사태로 지난달 16일 가동이 멈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현재 생산 라인이 멈춘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는 공장 셧다운 직후 오스틴 공장에 직원들과 협력사 기술진을 파견했었다.
업계 일각에선 오는 4월 중순부터 공장이 재가동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미국 현지 업계에선 삼성전자 등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들이 생산을 재개하기까지 수주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계에서 재가동을 언급하는 것은 추정”이라며 “현재로선 공장 재가동 시점이 불투명하고 아직 일정이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연간 반도체 매출에서 오스틴 공장 비중이 4~5%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공장의 정확한 매출 파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칫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 상황이 5월로 넘어가면 2분기 반도체 매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진다.
1998년 세워진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기자다. 전기차 테슬라 등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전체 매출이 73조원을 기록했다. 이 중 기업 분석가들은 오스틴 공장 매출액을 약 4조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텍사스 주정부가 사흘간 공장이 멈춘다고 했는데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며 “하루 평균 매출액이 100억~110억원으로 추산되고 한 달 넘게 쉬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 차질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호황 이후 2019년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반도체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5% 감소한 65조원에 머물렀다가 지난해 73조원 수준으로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시장 호황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해보다 성장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 초 산업통상자원부와 반도체협회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작년 대비 약 8∼10% 증가하고, 메모리 시장은 약 13∼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메모리는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D램 중심으로 수출이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는 갤럭시S21 신제품 효과 등으로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무선(IM)사업의 3조7000억원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수년간 삼성전자의 분기별 반도체 영업이익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 사업보다 낮은 적이 없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신규 팹(공장) 초기 비용 증가와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시스템 반도체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상황을 뺀다면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D램 가격 상승 영향이 기대감을 높여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10조원가량 늘어난 약 29조원을 올릴 거란 전망도 나온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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