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기주총서 각 의안마다 표대결 불가피어느 한 쪽이 압도적인 지분율 우위 확보 못해ISS, 박 회장 의안 성장성·합리성에 100% 찬성 국민연금·외국인·기관 등 찬반 결정에 큰 영향박 상무, 고배당 전략···단기수익 실현 주주 포섭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가 오는 26일 개최하는 정기 주총에서 박 회장과 박 상무간의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양 측간 지분율을 살펴보면, 박 회장 측은 본인(6.69%)과 아들 박준경 전무(7.17%), 딸 박주형 상무(0.98%) 등 14.86%이다. 박 상무 측은 10.00%다. 박 상무 모친인 김형일 고문과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이 최근 주식을 매입했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한다.
어느 한 쪽이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했다고 볼 수 없는 만큼, 50%에 육박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이번 주총 결과가 갈릴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은 주당 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의 배당을 제안했고, 백종훈 전무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안을 상정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 총 4인을 추천했다.
박 상무는 주주제안으로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또 사내이사로는 박 상무 본인을, 사외이사로는 민준기(Min John K) 덴톤스리 외국변호사와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대표의 선임안을 올렸다.
현재까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것은 박 회장 측이다. 글래스루이스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는 박 회장 측 의안이 ‘합리적’이라며 전원 찬성한 반면, 박 상무 측 의안에는 100%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권고했다.
ISS는 박 회장 측 안건이 향후 장기적으로 회사의 지배구조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박 상무의 주장은 ‘과격하고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배당과 관련해서도 박 회장 측 안건에 대해서는 ‘동종업계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지만, 박 상무 측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ISS의 이 같은 의견은 국민연금과 외국인, 기관투자자 등이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금호석화 지분 7.91%를 보유 중이다. 소액주주 50% 중 30% 내외는 외국인으로 추정된다.
다만 글래스루이스와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대부분이 아직 고객사에 자문 보고서를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자문사 중 일부라도 박 상무를 지지할 경우,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박 상무는 고배당 전략을 구사하며 소액주주를 포섭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실익을 중시하는 주주 상당수가 박 상무에게 의결권을 위임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특히 금호석화는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가 시행되지 않는데, 일반주주가 적극적인 참여율을 보일수록 박 상무 측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상무가 지난 12일부터 의결권대리행사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더욱이 경영권 분쟁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세차익 극대화를 노리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분쟁 장기화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 향방은 소액주주들이 장기적인 성장과 단기적인 수익 실현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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