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피해자 구제책→징계 낮아져신한銀도 보상에 적극···중징계 받으면 형평성 논란 일듯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권도 지나친 징계 우려 표명
앞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우 문책경고에 해당하는 처분을 통보받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총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부터는 연임이 불가함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김도진 기업은행 전 행장은 소비자 보호 대책을 앞세워 ‘문책 경고’ 처분에서 ‘주의적경고’로 제재 수위가 낮춰졌다. 은행권 첫 제재 대상이었던 기업은행의 사례에 은행들은 저마다 피해자 구제책을 내놨다.
지난해 말에는 KB증권에 이어 지난달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렸다. 당시 미확정 라임펀드 투자자에 대한 구제 절차가 이뤄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라임 펀드 투자자에게 원금 50%를 선지급을 결정했다. 우선 가입금액의 절반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차후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따라 배상 비율이 정해지면 다시 정산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터진 라임 크레딧인슈어드(CI) 펀도와 관련된 분쟁 조정을 ‘선보상 후정산’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손해액이 확정된 뒤 배상하는 게 원칙이지만, 사모펀드 손해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최근 신한은행도 해당 분쟁조정 절차 개시에 동의했다.
여기에 진 행장이 직접 부실 펀드 판매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호소한다면 감경의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첫 번째 이유는 형평성 문제다. 신한은행이 기업은행과 같이 피해자 구체책을 내놨음에도 중징계를 받게 된다면 김 전 기업은행장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징계 자체가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의 징계 수위가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물론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등의 제재심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 안팎에서도 중징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근 은행연합회는 은행장들의 제재 수위가 너무 강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권 최고경영자 징계가 은행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금융 당국이 내부 통제 미흡을 이유로 은행장 징계를 추진하는 데 우려가 크다”며 “금융당국의 이번 징계는 법제처와 법원의 기본 입장인 ‘명확성의 원칙과’ 비교적 거리가 있으며, 예측하기 어려운 중징계가 불확실성을 증가 시켜 은행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일단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신한은행이 소비자 보호 노력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보호처 관계자는 “제재심 위원들이 신한은행의 소비자 보호 노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요청이 온다면 참석해 관련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은행권 최고경영자들의 제재심은 오는 18일 열린다. 이는 지난달 25일 제재 심의에서 결론 내지 못한 재제 수위 심의를 이어서 논의하는 자리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