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 마지막 임기 시작···1년 간 후계자 양성 ‘집중’차기 하나금융 회장직 두고 함영주·지성규·이은형·박성호 4파전함영주·지성규 ‘법률리스크’ 해소···이은형·박성호 ‘성과’ 입증
하나금융은 26일 중구 명동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확정했다. 임기는 내년까지 1년이다.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는 회장 나이가 70세를 넘길 수 없어서다.
이로써 마지막 임기를 시작한 김 회장은 1년 간 후계자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3인 부회장’ 체제에 자리한 함영주·이은형·지성규 부회장과 새로 선임된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차기 후계 구도의 유력 후보군으로서 경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날 하나금융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글로벌, 플랫폼 3대 전략 달성을 위해 2021년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회장과 디지털 부회장직을 신설해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전 행장을 각각 임명했다.
우선 ESG 부회장에 오른 함 부회장은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힌다. 함 부회장의 경우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지주의 굵직한 사업을 담당해오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법률 리스크라는 변수가 존재해 이를 해소하는게 가장 시급하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후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직에 오른 지 부회장 역시 차기 회장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그는 하나은행장 재임시절, 모바일 뱅킹앱 ‘하나원큐’를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혁신하는 등, 디지털플랫폼 분야에서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지 부회장의 남다른 전문성과 경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성과를 도출한다면, 단숨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사장 선임에 이어 부회장 연임에도 성공한 이은형 부회장도 차기 회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해부터 하나금융 글로벌 부회장으로 재임 중인 이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다. 그러나 다른 후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편은 약점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박 행장은 차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 데 이어 하나은행장으로 단독 추천되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이날 주총에서 박 행장을 비상임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이 통과돼 이사회에 합류하게 됐다.
박 행장도 그룹 내 핵심 경영 방침인 글로벌과 디지털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행장으로 글로벌 경험을 갖췄으며,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점도 강점이다. 여기에 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단숨에 차기 회장 후보로 떠올랐다. 박 행장은 뚜렷한 리스크가 없다는 게 장점이지만, 그만큼 올해 행장으로서 성과를 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3명의 부회장과 이번 이사회에 합류한 박성호 은행장까지 차기 회장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는 상황”이라며 “김정태 회장 임기가 1년 남은 만큼 각자 리스크를 해소해야만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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