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쇄신하겠다는 건 반가운 얘기일 수 있다. 집권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고 몸집이 커지면서 민주당이 기득권 정당이 됐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선 여러 그룹이 나뉘어 비공개 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내기도 하면서 당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곧 있을 전당대회를 통해 이러한 쇄신안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당대표를 뽑고 당을 변화시킨다고 해서 지지율이 갑자기 오르긴 어렵다. 결국 바뀌는 건 지도부의 이름 뿐일 것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대비해서 내놓는 쇄신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가진 강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진 다수당이다. 이를 통해 합법적으로 입법이 수월한 정당이다.
민주당이 당을 쇄신할 것이 아니라 국회를 쇄신하는 입법을 추진하면, 오히려 국민적 지지를 더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어쩌면 지금이 국회 쇄신을 할 수 있는 적기가 될 수 있다.
매번 국회는 혁신과 쇄신을 약속하며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하지만 뒤에선 반대로 특권을 쌓기 바빴다. 대표적으로 의원의 불체포특권은 매번 논란이 되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약한 의원들도 당선이 되면 입을 닫는다.
의원은 국내 단일 직업 중 연봉 1위라는 타이틀을 매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지원금과 보좌진 임금을 포함해 의원 1명당 1년 유지비는 약 7억에 달한다. 그러면서 입법은 지지부진해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지적이 계속된다.
간혹 국회의 변화를 위한 시도가 있긴 했다. 의원 1명당 보좌진을 9명이나 둘 수 있는 것을 문제 삼아 인원을 감축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됐다. 의원이 받는 임금인 세비를 삭감하거나 일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하는 법안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민주당도 ‘일하는 국회법’을 주도하면서 국회의 변화를 이끌었다. 일하는 국회법은 상임위원회를 상시화해서 법안 논의를 자주하도록 하게 했다. 다만 당초 민주당은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는 의원은 세비를 10% 삭감하도록 추진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당시 민주당은 ‘여야 간의 합의’ 때문에 원안에서 후퇴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게 야당의 반대는 큰 걸림돌이 아니다. 지난 공수처법과 임대차 3법 등은 야당의 반대에도 통과가 가능했다.
국회는 매년 국민의 신뢰도 꼴찌의 불명예를 안고 살고 있다. 덕분에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가 사회의 갈등을 낳는 현실이다. 민주당이 그간 무산됐던 국회 쇄신을 앞장선다면 국내 정치가 변화하는 계기와 함께 당에 대한 시선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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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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