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우건설 본사 앞 매각대응 비대위 출정식 기자회견 열어“25일 만에 본입찰, 7일 만에 재입찰···졸속매각을 스스로 증명”“산업은행·KDB인베, 재입찰 진행 입찰방해이자 배임죄 해당”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대우건설 노조)가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을 2일 가졌다.
11시 30분 대우건설 본사 정문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심상철 대우건설노조위원장의 삭발식 거행 되는 동안 수석부위원장은 준비한 기조 발언에는 매각절차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이 담겼다.
피켓에 적힌 ‘인센티브에 눈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 국정감사에서 심판하라!’ 문구는 대우건설 노조의 분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심 위원장은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 가격에 따라 직원들의 인센티브를 받는 계약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렇기 때문에 밀실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삭발식이 끝난 심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심 위원장은 대우건설 최초입찰 7일 만에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했고 이러한 결정이야 말로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매각의 반증이라며 현재 매각 절차에 대한 의문을 강력히 제기했다.
재입찰 진행은 명백한 입찰방해이자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심 위원장은 “이대현 KDBI 대표는 이번 졸속매각의 위법한 행위와 대우건설의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자진 사퇴하라”며 “산업은행은 밀실매각, 특혜매각, 짬짜미 매각을 즉시 중단하고 새로운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강조했다.
투자은행(IB)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I는 인수 후보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에 이날 오후까지 또 한 번 인수 가격을 써내라고 재입찰을 통보했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 차이가 5000억원으로 너무 크다는 게 재입찰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특히 심 위원장은 매각 자체가 대우건설 임직원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정기면담도 요구했지만 대주주가 직접 소통하는건 맞지않다고 거절했다는 소식도 전해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언제 어떤식으로 매각이 진행이 되는지는 오로지 언론보도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심 위원장은 안전 문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 위원장은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을 이유로 안전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며 산업재해 발생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장위10구역 철거공사 중 철거 건물이 붕괴되면서 난 사망사고에 단 한명의 관리감독자도 없었고, 인력충원 요구했으나 1년째 응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심 위원장은 “대우건설은 인력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전혁신위원회를 수립하고 중장기적인 안전혁신을 수립했지만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을 압두고 돈 들어가는 일은 만들지 말라며 기 수립된 안전혁신(안)의 예산계획을 대폭 축소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KDB인베스트먼트는 졸속매각에안 몰두하며 노조가 이번 매각에 협조 하지 않을 시 올해 임금인상은 어렵다며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창립이래 최대 이직률을 갱신중이며 동종사 대비 20%에 육박하는 임금격차가 발생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해외사업 등의 경험이 없는 중견기업인 중흥건설이 유력 인수자로 떠오른 것에 대해 마뜩찮아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심 위원장은 “일부 임직원들은 중흥이 높은 입찰가를 써서 인수하면 자금을 회수하려 할텐데, 업황이 좋지 않은 토목과 플랜트 사업 문야 등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며 “다만 어디가 인수해도 KDBI보단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우건설을 원하는 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재매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만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심 위원장은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매각 자체가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우건설은 4번의 매각을 겪었음에도 아직까지 건설사 단독의 힘으로 시공능력평가 6위를 기록하고 있고 막대한 수주 잔량으로 앞으로 매년 도급순위가 한단계씩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대우건설의 DNA를 계승하고 자율적인 대응 체계를 통해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는 회사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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