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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 혜택, 수수료도 ‘똑같이’···증권가 “우리는 운명 공동체”

천편일률 혜택, 수수료도 ‘똑같이’···증권가 “우리는 운명 공동체”

등록 2021.08.12 14:11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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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온라인 공모주 청약수수료 잇따라 신설IRP수수료 면제·중개형 ISA·주식증정도 유행처럼 확산치열한 경쟁 속 눈치싸움···“고객 니즈 충족이 최우선”

사진=삼성증권·KB증권·유안타증권·토스증권 제공사진=삼성증권·KB증권·유안타증권·토스증권 제공

개인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천편일률적인 고객 혜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 청약수수료 인상, IRP 수수료 면제, 중개형 ISA, 주식 증정 등 모두가 한꺼번에 달려드는 양상이다. 이에 최근 삼성증권이 선보인 온라인 공모주 청약시간 연장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대신증권이 일제히 온라인 공모주 청약 수수료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국투자증권, 메리츠투자증권, SK증권 등 총 7개 증권사가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받게 됐다. 대형증권사 가운데 청약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곳은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IRP(개인형 퇴직연금) 수수료 면제 경쟁이 확산됐다. 가장 먼저 삼성증권(4월 19일)이 모바일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신규 고객 대상)하기로 결정하자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이 잇따라 IRP 수수료 면제에 나섰다.

주목할 점은 IRP 적립금 총액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수수료 면제에 회의적이었다는 점이다. IRP 수수료의 경쟁적 인하는 고객의 연금자산 관리의 질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2위인 삼성증권이 수수료 면제카드를 꺼내자 한술 더 떠 기존 고객의 수수료까지 면제해주기로 했다.

삼성증권의 IRP 수수료 면제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무분별한 수수료 인하보다는 체계적인 컨설팅 및 연금자산관리로 고객의 실질수익률 향상에 힘쓰도록 하겠다”며 “연금고객 수익률 제고와 고객만족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증권업계는 미국 증시의 정규시장 개장 전 거래인 ‘프리장(Pre-Market)’ 거래시간도 경쟁적으로 앞당겼다. 기존엔 NH투자증권만 오후 6시에 프리장 거래를 제공했으나 올해 2월부터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앞다퉈 시간을 앞당겼다.

프리장은 투자자가 걸어둔 지정가 거래만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거래량이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당시 업계 일각에선 프리장 거래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올해 들어 대형 증권사들은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도 앞다퉈 출시했다. 중개형 ISA를 내놓은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등 총 8곳에 달한다.

정부가 ISA의 가입요건과 운용범위를 크게 손본 뒤 “중개형 ISA는 절세 계좌”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2월 중개형 ISA를 처음 선보인 삼성증권은 일주일 만에 2만5168명에 달하는 신규고객을 모으며 계좌 수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공교롭게 같은 날 비슷한 ELS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두 회사는 지난 3월 31일 ESG지수 연계 ELS 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당시 KB증권의 ELS는 신한금융투자보다 불과 이틀 먼저 발행됐다.

동학개미운동 이후 증권업계의 유행이 된 ‘주식 1주 증정’ 마케팅은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토스증권의 신규 계좌 수는 출범한 지 약 70여 일만에 300만개를 돌파했는데, 신규계좌를 만들면 국내 주식 1주를 무작위로 증정하는 이벤트가 큰 역할을 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잇따라 ‘주식 1주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이마트24의 ‘주식도시락’을 구입하면 1만명에게 1주를 증정하는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 속에 최근 삼성증권이 선보인 온라인 공모주 청약시간 연장(오후 10시)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전반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다른 증권사가 한 곳이라도 따라간다면 유행이 될 수도 있다.

익명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온라인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청약시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투자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특히 당장은 삼성증권이 단독주관하는 IPO에서만 가능하고 공동주관할 땐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증권사든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고, 의사결정에서 고객의 니즈가 가장 중요하다”며 “증권사 입장에선 회사별로 혜택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고객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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