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윤면식 전·현직 한은 부총재와조윤제·임지원 금통위원, 장민 연구원조동철·김소영·하준경 교수 등도 거론'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어질 지 주목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의 임기는 3월31일 만료된다. 지난 2018년 한 차례 연임한 이 총재는 한은법 33조에 따라 더 이상 연임은 불가능하다. 한은 총재는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이 총재는 1977년 한은 입행 이후 조사국장,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 핵심 요직을 거쳤다. 2012년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문, 연세대 특임교수 등을 맡았다가 2014년 한은 총재로 돌아왔으며 2018년 '44년 만의 연임 총재'가 됐다.
업계에서는 차기 총재 임명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총재 선정 과정에 청문회 등을 거쳐야 해 3월 초엔 내정자가 발표돼야 하지만 다음 달 9일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그에 맞는 인사가 이루어지는 만큼 현 정부에서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4월14일과 5월26일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회의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총재 부재 하에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금통위는 7명 중 5명 이상이 참석해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금통위는 이주열 총재를 비롯해 이승헌 부총재, 임지원, 조윤제, 서영경, 주상영, 박기영 위원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차기 총재 물망에 오른 후보는 10명 가까이 된다. 우선 한은 내부 인사는 이승헌 한은 부총재와 윤면식 전 한은 부총재다. 조윤제 금통위원과 5월 임기가 끝나는 임지원 금통위원, 한은 조사국장을 지낸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도 후보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가운데서는 2016~2020년 금통위원을 역임한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각각 윤석열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한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도 주목 받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는 후임 총재로 외부 출신을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은 노동조합이 지난해 12월 노조원 7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후임 총재로 외부 출신을 원한다는 응답이 57.9%로, 내부 출신을 원한다는 응답(26.4%)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차기 총재 인선을 두고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이주열 총재는 임기 초기 '매파' 성향을 보이긴 했지만 임기 동안 금융상황에 맞춰 유연한 통화정책을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재임 기간 중 기준금리 인하는 총 9차례, 인상은 5차례 이루어졌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총 5회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당시 세월호, 메르스 사태 등에 대응했고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3월 0.05%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는 등 경기 부양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펼쳤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올 1월까지 세 차례 인상을 단행하며 저금리 시대 심화한 금융불균형 완화, 가계부채 관리 등에 힘쏟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에 대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2~3차례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차기 총재 성향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치우쳐져 있다면 금리 인상 횟수가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화정책 결정은 금통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만큼 총재의 의견이 절대적일 수는 없지만 영향력이 없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금융계 관계자는 "차기 총재 임명은 대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마평에 오른 인물 외에도 차기 정부에서 전혀 새로운 인물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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