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 유력···'소통 부재'로 궁지 몰려무리한 원가절감에 갤럭시S22 경쟁력 저하···'사과'도 실종 'GOS' 논란 후 주가 내리막길···개인투자자 부결 운동 확산전체 지분 절반 이상은 외국인 몫···10%대 개인 비중 '한계'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회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사내이사(경계현‧노태문‧박학규‧이정배) 선임 ▲사외이사(김한조‧한화진‧김준성)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김한조‧김종훈)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이에 506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6일부터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부결운동이다.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던 노 사장은 2010년 갤럭시S를 개발한 공로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기술상'을 받기도 했던 '갤럭시 신화'의 일원이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MX사업부의 수장을 맡아 스마트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부품의 표준‧공용화를 통한 원가절감을 통해 사업체질을 한층 개선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노 사장이 '원가 절감'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갤럭시S22 등 주력 스마트폰의 제품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2(기본형)에는 냉각용 부품인 '베이퍼 챔퍼'가 삭제됐다. 대신 'GOS'로 불리는 성능제한 시스템을 적용해 발열을 억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갤럭시S22 개발 당시 베이퍼 챔퍼를 확대 적용해야한다는 임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지난 10일 내부 타운홀미팅을 열고 임직원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사과했지만 정작 이용자에 대한 사과는 나오지 않았다.
'GOS' 논란 이후 발표된 공지글에서도 이용자에 대한 사과는 빠졌다. 지난 2017년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태 당시 무선사업부장이었던 고동진 전 사장이 직접 머리 숙여 사과하며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 사장은 지난 2020년 갤럭시노트20에도 갤럭시S9에 쓰였던 구형 디스플레이 패널과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를 대거 적용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부터는 갤럭시 스마트폰 패키지에서 충전기가 제외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22 시리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했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성능 저하가 여전한데다 별도의 사과나 공지 없이 조용히 업데이트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들에 따르면 갤럭시S22는 성능측정 앱(긱벤치)에서만 최대성능을 낼 뿐 게임 외에 비교적 가벼운 애플리케이션을 쓸 때도 'GOS'가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긱벤치는 안드로이드 벤치마크 차트에서 갤럭시S22와 갤럭시S21, 갤럭시S20 시리즈 등을 긱벤치 목록에서 삭제한 상태다. 긱벤치는 삼성전자의 사전 고지 없이 GOS를 강제 작동해 성능을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갤럭시S22 출시 전 7만3500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 4.48% 떨어지며 7만원선에 간신히 턱걸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는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고객 커뮤니티 사이트인 삼성멤버스를 비롯해 클리앙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총 투표 독려 글과 함께 의결권 행사를 인증하는 사진까지 꾸준히 게시되는 중이다.
하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의결권만으로는 주총 결과를 뒤집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의 전체 지분율은 65.71%이지만, 외국인투자자(51.8%)를 감안하면 실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13.9% 수준에 불과하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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