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용 철강·레진·구리 가격 20% 안팎 ↑작년 가전 매출 4.8조 늘었으나 영업익 줄어'우크라 사태' 원자재·유가 상승 부담 커져
17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각 사업부분별 지난해 원재료 매입 가격은 전년 대비 적게는 20%, 많게는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철판물의 평균 가격은 21.9% 상승했다. 전년 대비 3.9% 인상에 그친 2020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포스코에서 공급받은 가전용 냉연강판 매입액은 지난해 1조6816억원으로 전년의 1조1388억원 대비 47.7% 증가했다. 물론 원재료 매입액의 경우 가전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비례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철강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철강사들이 가전업체에 공급하는 냉연강판 가격이 인상됐다"고 말했다.
LG전자가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는 가전 제품 사출물(레진)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8.2% 상승했다. 지난해 사출물 매입가는 8651억원으로 전년의 5871억원 대비 크게 뛰었다.
중국 업체 골든드래곤(Golden Dragon) 등 해외에서 사들이는 구리 가격도 지난해 15.1% 뛰었다.
LG전자 TV 제품에 들어가는 LCD TV 패널의 평균가격은 지난해 47.5% 급등했다.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2개사에서 사들인다. 지난해 매입액은 5조4867억원으로 2020년 4조원 대비 35% 증가했다.
전장(VS)사업부가 맡고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주요 부품인 LCD 패널의 평균가격도 지난해 23.7% 뛰었다. 이 부품은 LG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했다.
이밖에 세계적인 반도체 칩 수급난에 중화권 리얼텍(Realtek), 미디어텍(Media Tek)에서 공급받은 TV부품 칩 가격은 2.8% 올랐다. 네덜란드 NXP에서 조달하는 차량용 텔레매틱스 등의 칩 가격도 6.7% 상승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류비 및 원재료 가격의 비용 상승 요인이 크게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원자재 부담에 유가 급등에 따른 물류비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원자재값 상승 및 물류비 부담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치솟았고 원재료는 철강업계에서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원재료 부담은 작년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74조7200억원을 기록해 미국 월풀을 제치고 가전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매출액은 사상 첫 70조원을 넘겼지만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당초 4조원은 가볍게 넘길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 나왔지만 원재료 인상 부담이 실적에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2223억원으로 전년(2조2905억원)보다 낮았다. 가전 매출액이 4조8000억원 늘어났음에도 이익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작년 말부터 지휘봉을 잡은 조주완 사장이 올 한해 가전과 TV, 전장 등 주요 사업의 수익성 전략에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1조원대 적자 사업을 정리했다. 지난해 9300억원 적자를 냈던 전장 사업에서 흑자를 내 실적 개선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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