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규제 과감히 혁신···마음껏 기업할 수 있어야"'기업집단국' 조직 조정···'재벌 감시' 기능 줄어들 듯공정위원장에 금융·보험전문가?···'비전문성도 도마위
한 후보자는 지명 다음날인 지난 19일 출근길에서 "시장경제가 효율성과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혁신을 통해 없애야 한다"며 "이 부분에 방점을 두고 향후 위원장으로 취임하면 공정거래 정책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음껏,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민간이 끌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정위는 시장경제가 효율성과 공정성이 뒷받침되고 불필요한 규제가 혁파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기업 처벌보다는 기업의 신속한 피해 구제와 자율적 분쟁 해결에 초점을 맞춘 '공정거래법 집행 혁신 방안'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대기업 총수(동일인) 친족 범위를 축소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고,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첫 공정위원장에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지명하며 강력한 규제를 예고했다면, 윤석열 정부에서는 공정위가 규제 완화의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다. 새 정부는 경쟁 제한적 규제 개혁, 신속한 기업 인수·합병(M&A) 심사, 합리적인 기업집단 규율을 통한 기업 부담 완화와 혁신 투자 촉진 등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김상조 전 위원장이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집중 조사하기 위해 신설한 기업집단국의 조직과 역할 또한 조정될지 주목된다. 기업 친화적 정책을 강조하는 새 정부에서 기업집단국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란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이미 내달 30일 평가 기간이 만료되는 기업집단국 내 지주회사과는 폐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공정위의 정책 방향이 새 정부 들어 급선회하는 상황에서 조직까지 축소될 위기에 처해지자,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공정위 안팎에선 공정거래법 분야의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 새 위원장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 교수가 맡아온 분야는 '보험법'과 '금융법'에 치중해 있어 공정경제 등을 다루는 경쟁법과는 거리가 멀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충실히 따르겠다는 의지도 강해, 한 교수를 공정위원장으로 내정한 것 자체가 공정위 역할 축소를 염두에 둔 것이란 추측도 있다. 일각에선 규제 개혁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꼭 필요한 규제까지 힘을 잃거나 경제력의 과도한 집중을 억제하고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하는 공정위의 역할이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joojoos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