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 약가인하 압박에 특허 전략 고심
5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간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바이오시밀러' 보고서에 따르면, IRA에 따라 약가 협상 대상이 되는 의약품 제조사들은 자사의 바이오의약품을 메디케어자격 협상에 참여시킬 것인지,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출시되도록 특허 전략을 변경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에너지 대응 및 기후대응 투자, 처방약 가격 개혁,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등 내용을 담은 IRA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오는 2026년부터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인 CMS가 메디케어 파트D에 해당하는 10개 의약품을 대상으로 약가 협상을 진행하고,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메디케어 가격 협상 대상 의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9년 이상 제넥릭(복제약)이 출시되지 않은 케미컬의약품과 13년 이상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지 않은 바이오의약품이다. 의약품 가격 협상에는 최대 2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약가 협상 대상이 되는 의약품 제조사들은 바이오시밀러를 의도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특허 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가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와 거래를 통해 출시를 늦추는 등의 협상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현재 IRA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상호 교체가능(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인지 여부는 규정하지 않고 있는데,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출시 여부가 포함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들이 더 큰 약가 인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매우 흡사하다고 인정받아 별도의 스위칭 처방전 없이 약사가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조제할 수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올 8월 기준 37개의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는데, 이중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 마일란의 '셈글리'. 코히러스 '시멀리' 등 3개 제품이 인터체인저블 지정을 받았다.
보고서는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가 CMS 약가 협상을 통한 더 많은 약가 인하보다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 바이오시밀러를 더 선호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이오시밀러를 의도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특허 전략을 수정하거나,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와 거래를 통해 출시를 늦추는 등의 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는 전체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성장하며 향후 10년간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97%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유럽은 48%, 전 세계 39%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1년 187억 달러에서 2030년 3배 이상이 증가한 7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향후 10년 이내에는 매출액 10억 달러 이상인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55개 이상이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기업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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