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만 기업 44곳 무상증자 결정무상증자 결정 공시 직후 주가 일시 급등무증해도 기업가치 불변···투자 유의해야
이에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는 실질적으로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없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무상증자가 유통 주식수와 등기부등본상 자본금이 늘어나는 일시적 장점이 있지만 이 행위 자체가 주주가치 환원보다는 단기 주가 부양에 초점을 맞춘 경영진의 행동이라는 점이 투자 유의 지적의 배경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44곳의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달 들어서도 벌써 티엘비와 피코그램, 지누스 등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티엘비는 1대1, 피코그램은 1대5, 지누스는 1대0.1주 무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티엘비의 경우 무상증자 공시 다음날인 지난 3일 주가가 13.3%나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피코그램의 경우 무상증자 결정 공시 전부터 시장이 요동쳤는데 지난 10월 31일 4만3500원이던 주가는 지난 7일 7만7300원까지 올랐다. 5영업일 만에 주가가 약 78% 가량 오른 것이다. 10주를 보유하고 있어야 1주를 받을 수 있는 지누스의 경우도 무상증자 공시 날 주가가 12.94% 오른 채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무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무상증자는 기업이 신주를 발행. 자금조달 목적이 아닌 기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나눠준다. 이에 통상 무상증자는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잉여금이 많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신호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무상증자는 일시적인 주가 상승과 기업의 이름을 알리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 5월 1대8의 무상증자를 단행한 노터스의 경우 지난 6월13일 장중 4만3950원을 기록한 후 현 주가는 5760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월 1대5 무상증자를 결정한 공구우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6일 장중 주가가 5만45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931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이후 상장기업의 무상증자 증가 현상은 그 이전 시기와 비교할 때 유동성 제고나 기업 가치에 대한 긍정 신호 전달 등 전통적 무상증자 동인에서 벗어나 있으며 일부 기업들이 주장하는 주주환원과도 거리가 멀다"며 "오히려 상당수 무상증자는 개인투자자의 관심 유도를 통한 단기적 주가 부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일의 착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주배정수를 급격히 올리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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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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