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11번가·오아시스, 쿠폰 락인 효과 기대IPO앞두고 매출 증대 통한 외형 확대 노려쿠팡·SSG닷컴·롯데온은 비용절감·실적개선 집중
22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11번가는 4분기를 맞이해 쿠폰 발행 빈도를 늘리고 있다. 유통업체 매출이 4분기에 가장 높기도 하고,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 사마다 행사가 잦아 고객 유입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물가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쿠폰 및 할인 프로모션은 실제 모객에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2022'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새벽배송 업체를 이용하는 이유로 '이벤트 및 프로모션 활용 때문'이라고 했다. 11번가와 컬리를 '앱 알림이나 이벤트 광고 등 할인소식을 접해 이용하다'는 응답자는 각각 31.8%, 20.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쿠폰과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한 모객은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컬리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전년보다 47% 늘린 435억원을 투자해 1조 중반 대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영업손실도 전년 대비 49.5% 증가한 2177억원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같은 기간 11번가도 이커머스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1200억원대의 관련 비용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11번가 매출은 5614억원으로 2.9% 증가했으나, 영업손실도 694억원으로 약 7배 늘었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광고선전비를 37.5% 늘렸다. 올해 이들 회사의 쿠폰 발행량이 늘어난 만큼 광고선전비 규모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이 쿠폰 발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기업공개 때문으로 해석된다. IPO를 앞두고 성장성 및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하는 만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신규 회원을 확보하고 기업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자유롭게 구입처를 결정하는 만큼, 이들을 묶어두는 '록인' 전략이 관건이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쿠폰 발행인 셈이다.
지난 8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컬리는 내년 2월까진 상장을 마쳐야 한다. 이 기간 상장하지 못하면 다시 예비 심사청구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단기간 실현 가능성이 적은 흑자 전환보단, 매출을 확대하고 신규 회원 및 충성고객을 늘려 가능성을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한 11번가와 오아시스마켓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한 쿠팡은 쿠폰 발행에 드는 비용을 축소하는 등 이커머스 비용 절감 추세에 앞장서고 있다.
쿠팡 또한 사업 초기 할인 쿠폰 발행과 세일 행사 등 마케팅에 주력한 바 있다. 당시 쿠팡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마진율은 낮았다. 통상 유통업체들의 마진율은 10~20%대로 알려졌지만 2018년까지 쿠팡의 마진율은 5%대에 그쳤다. 여기에 더해 매년 수천억원대의 신규 물류센터 투자를 감행하다 보니 영업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지난해에는 1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쿠팡은 국내 1위를 바라보는 시장 점유율을 이룬 뒤, 지난해에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하며 '수익성 극대화' 전략을 추구한지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용 절감에 집중함과 동시에 유료 멤버십 요금 인상, 대형 물류 인프라 운영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맞물리며 마진율이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쿠팡의 선례에 따라 SSG닷컴도 쿠폰 발행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SSG닷컴도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605억원 지출해 전년보다 68.5% 늘리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쿠폰 발행 빈도, 금액 등을 전년에 비해 축소하고 있다. 수익성을 강화하는 이커머스 업계 기조에 맞추고 있는 것이다. 롯데온도 온라인 사업 방향을 외형 확장에서 수익성 제고로 선회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10월 대표주간사로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지만, 상장 계획을 연기한 상태다. 엔데믹 시대와 물가 상승으로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무리하게 외형성장에 투자하기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물류 효율을 개선하고 상품 본질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각 사에 맞는 전략을 현명하게 짤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단순 할인 프로모션으로는 외형성장에 한계가 있다. 가격이나 배송 경쟁에만 집중해 무리하게 적자를 늘리기보다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자를 유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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