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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은, 경기 침체에도 '물가'···불확실성 확대에 긴축 '쉼표' 찍었다(종합2)

금융 금융일반

한은, 경기 침체에도 '물가'···불확실성 확대에 긴축 '쉼표' 찍었다(종합2)

등록 2023.02.23 17:23

수정 2023.02.23 17:24

한재희

  기자

최종 금리 3.75%···경기 침체 이미 들어서성장률 1.6%로···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결정에 최우선 고려요소는 '물가'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경기 침체 역시 주요 고려 요인이지만 물가 안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0.1%포인트 낮췄지만 기준금리 동결의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4월부터 일곱 차례 연속 이어진 인상 행진이 멈췄다. 이와 함께 내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1.7%에서 0.1%포인트 낮춘 1.6%포인트,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보다 0.1%포인트 인하한 3.5%로 발표했다.

◇물가 불확실성 확대···금리 인상 효과 지켜봐야 할 때
금통위의 이번 동결로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인상 기조에 쉼표가 찍혔다. 지난해 4월부터는 이어진 일곱차례 인상 기록도 멈췄다. 지난 1년 6개월간 오름폭은 무려 3.0%포인트에 달한다.

이 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침체보다는 물가를 우선 두고 동결을 결정했다"면서 "안개가 가득할 때 우선 차를 세워두고 걷힐때를 기다린 뒤 방향을 설정하는 것 처럼 불확실성이 낮아지면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소비 부진에 가라앉는 경기도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지만 이번 동결에는 한은이 예상한 물가 경로가 전제 돼 있다는 설명이다. 1월에도 5%가 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해 우려를 키웠지만 3월부터는 4%대로 낮아지고 연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간다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다만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됐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속도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최종금리 수준, 중국 경기 회복 영향, 부동산 경기, 금융안정 영향, 금리 인상 파급 영향 등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11월에도 물가 경로에 따라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싶었지만 환율 변수 때문에 금융안정에 문제가 생겼었다"면서 "갑자기 미국의 예상밖 긴축으로 전세계적으로 충격이 와서 Fed(미 연방준비제도)에 독립적이지 못하고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작년과 달리 (이제는) 국내 요인 본연의 역할대로 물가와 금융안정을 보면서 할 수 있는 쪽으로 많이 왔다"고 말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긴축 끝난 것 아니다"···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
이 총재는 "이번 동결을 긴축이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1명은 3.50%가 적절하다고 했지만 5명은 당분간 기준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통위 역시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미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또 한 번 강달러(원‧달러 환율 급등)에 의한 자금 유출이나 공공요금 인상의 여파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경우 등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이 총재는 한미금리차 확대에 대해 "기계적으로 역전폭을 두고 위험을 따질 것이 아니라 미 연준의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면서 한미금리차 우려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외국인 자본 유출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25%포인트(한국 3.50%·미국 4.50∼4.75%)로 유지됐지만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3월과 5월 최소 두 차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성장률 하향 조정···경기 침체 이미 들어섰다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당초 예상보다 0.1%p 하향 조정했다. 미국, 유럽 등의 연착륙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IT 경기, 국내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영향이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1월 전망에 대비해 약 0.3%포인트 가량 하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의 연착륙 기대와 중국 조기 리오프닝 등 긍정적인 대외 요인이 0.2%포인트 가량 상승 요인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한은은 향후 중국경제의 강한 회복, IT경기의 빠른 반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지정학적 불안 조기 완화 등이 성장률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방 리스크로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응한 주요국 통화 긴축 강화, 분절화 심화, 국내 주택시장 부진 심화 등을 꼽았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 되면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년 역성장(-0.7%)을 기록한 뒤 처음이다.

시장에서 한국경제가 이미 침체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역성장(-0.4%)를 기록하면서 올 1분기 역시 침체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른 기관들역시 한국 경제전망도 잠재 성장률 2%를 밑도는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1.7%를 제시했고. 한국경제연구원도 1.9%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3.5%로 기존 전망치(3.6%)보다 0.1%포인트 낮게 잡았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은 3.0%로 지난 전망 수준(2.9%)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전망은 지난 11월 전망보다 하향 조정했는데 올해 국제 유가가 앞선 전망 당시에 비해 상당폭 낮아진 점을 반영했다"며 "반면 근원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공공 요금에 점차 반영되고 2차 파급 영향도 나타나면서 근원 물가의 둔화 흐름이 다소 더뎌진 점을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와 내년 중 각각 260억달러, 4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상수지는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서비스 적자가 확대되면서 흑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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