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USA, 지난해 순손실 802억원···적자 전환지속적인 재고 부담·할인 경쟁 심화에 '직격탄'"상반기 내 아울렛 입점···재고 소진 주력할 것"
미국 시장 내에서 지속되는 재고 부담과 동종업계 간 할인 경쟁 심화,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USA의 작년 한 해 매출은 463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5686억원) 대비 18.4%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802억원을 거두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휠라USA가 적자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휠라USA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서 의류와 신발 도소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휠라USA는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2007년경 입사해 사업개발부터 라이선싱, 소싱 업무 등을 담당한 곳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당시 휠라 USA 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휠라USA의 재고 부담 영향으로 휠라홀딩스 전체 재고자산도 2배 가까이 불어난 모습이다. 휠라홀딩스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1조2905억원으로 전년(7578억원)과 비교하면 70.3% 급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되지 못한 재고가 쌓이게 되면 생산에 들어간 초기 비용들이 모두 적자가 된다"며 "재고처리를 위해 아울렛이나 대리점 등에서 높은 비율로 할인판매 해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재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기획 초기 단계에서부터 시장 물량 예측에 실패했다는 반증"이라며 "이는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휠라USA는 올해 재고 정상화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재고 소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휠라 5개년 전략인 '위닝 투게더' 아래 북미 지역 내에서의 브랜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성공적인 중장기 전략 실행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쇼핑시즌에 예상했던 것보다 매출이 부진하면서 실적에 타격이 있었다"며 "올해는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줄이는 방안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곳에만 입점하고 있었던 아울렛을 상반기 내 채널 다각화와 재고 소진 목적으로 세 군데 가량 더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직접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시장 중에서 대표적인 지역이자 중요한 곳이 바로 미국인만큼 미국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휠라홀딩스는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 스포츠 패션업계에 정통한 인물로 꼽히는 '토드 클라인(Todd Klein)'을 휠라USA의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토드 클라인 대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리복 등에서 30년간 근무해온 만큼 패션업계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패션업계 베테랑으로 평가된다.
1993년 미국 포틀랜드에 위치한 아디다스 본사에 세일즈(영업) 담당으로 입사한 토드 클라인 대표는 2014~2016년까지 독일에서 아디다스 글로벌제품관리부문 부사장직을 지냈다.
토드 클라인 대표는 고객 지향적이고 선구적인 사업 비전으로 2014년 13억유로(약 1조7463억원)에 달하던 아디다스의 러닝 사업 순매출을 2018년 22억유로(약 2조9553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