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5人, 기준금리 3.75% 가능성 열어둬산유국 감산 등 하반기 물가 경로 불확실성 커져경기 침체 보다는 물가 안정 최우선 목표 강조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고 주요국 금융리스크 증대, 정책 요건의 불확실성 높은 만큼 기준금리를 현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인플레 둔화속도, 금융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전개 상황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이번 동결 결정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끝내고 연말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경계했다.
특히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최종 금리 수준을 3.75%로 예상하는 등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5명이 3.75%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1명이 3.5% 수준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물가는 예상한대로 둔화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산유국의 추가 감산과 공공요금 인상시기와 폭 등 하반기의 물가 경로가 불확실성이 크고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게 금통위원 대부분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통위원 많은 분들이 금융시장의 기대가 너무 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해외 상황이나 물가 경로에 우리 예상하는 바가 아니면 다시 인상을 열어두자고 하는 것이 공통된 의견인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 연준이 긴축을 멈추고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국내 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보는데 (이것을) 과하다고 보는 것"이라며 "현재 금리 수준은 실물 부분에서 제약적이라고 보고 금융부분에 있어서는 국내 요인 뿐 아니라 해외 통화정책 변화 기대 때문에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 금통위원의 중론"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하반기 예상하는 물가 수준이 3% 초반"이라면서 " 물가가 충분히 그 이하로 떨어져서 중단기 목표로 수렴하기 전까지는 인하 논의 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하반기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금리 인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이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데 IT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올해 성장률은 1.9% 정도"라면서 "2월 전망치인 1.6%보다 높은 것으로 IT제외한 다른 부분이 견고하다고 본다면 현재 가지고 있는 성장률이 전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전세계 성장률이 둔화하는데 우리만 성장할 수 없다"면서 "시장에서는 IT부분 성장이 회복되지 않더라도 다른 부분이 견고하다면 금리로 대응해야 할 상황인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보다 경기 침체에 더 무게를 둔 결정이었냐는 질문에는 "균형을 잡아야 한다"면서 "기본적인 목표는 물가 안정, 그 다음이 금융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자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나빠지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 "성장률에 대해 말하는데 경기 변동에 따른 성장률과 중장기 성장률은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이 1% 미만으로 내려가는 것은 우려한다"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성장률과 섞어서 생각하면 안되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성장률에 변화를 주려는 것은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물가 상승률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전문가의 물가 상승률 기대를 보면 낮은 수준인 만큼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이어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서는 물가 안정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하고 있고 정책 목표로 달성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한은의 첫번째 목표는 물가안정이고 이를 달성할때까지는 물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SVB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고 하면서 "물가 안정목표와 금융안정의 목표의 상충관계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이번 사태로 금융불안이 번지면서 전세계의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디지털뱅킹이 발전하면서 감독이나 위기 관리 대처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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