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중심에는 5년 전 취임한 최정우 회장이 있다. 최 회장은 기존 철강 중심이었던 전통 기업을 전기차 핵심 부품과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완전히 바꿔버렸다. 일등공신을 꼽는데 최 회장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은 18일 장중 각각 시가총액 36조1965억원, 30조9466억원을 기록해 코스피 시장에서 9위·12위에 올라있다. 최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데 그때까지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지 기대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를 둘러싼 잡음 하나가 최 회장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바라는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들을 실망시켰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 후 임기를 첫 완주하는 회장으로 기록되기를 원했지만 돌아가는 사정은 답답하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공장 침수로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하지만 최 회장은 최근 '스톡그랜트'(주식 성과급)란 명목 하에 무려 7억원에 가까운 자사주를 받았다. 반면 사계절 내내 복구 현장서 굵은 땀방울을 흘린 직원들은 정작 자사주를 구경조차 못했다.
최 회장이 상여금 명목으로 받은 자사주는 1812주다. 취득 당일 종가 기준으로는 1주당 36만8000원, 총 6억6682억원이다. 이 밖에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을 비롯한 총 27명의 경영진들이 7709주를 챙겼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100억원 상당이다.
포스코의 한 임직원은 "스톡그랜트 무상 주식 지급은 힌남노 수해 복구가 한창인 지난해 12월 결의됐다"며 "뻘밭에서 흘린 피땀의 성과가 경영진들에게 무상 주식을 주기 위함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포스코는 자사주 지급이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 보상도 줄고, 성과가 좋으면 그만큼 주식이 올라가기 때문에 주주 가치도 재고가 된다"며 "때문에 책임 경영 차원에서는 스톡그랜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포스코는 "SK, 한화 등 국내 다른 회사들도 스톡그랜트를 많이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포스코가 비교군으로 내세운 SK그룹은 이미 임원을 제외하고 지급 대상을 직원에게만 한정했고, 성과 평가 자체도 까다롭다. 한화그룹은 스톡그랜트 대체제로 지난 2020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도입했다. 행사 가능 시점은 7~10년 뒤며, 주가에 연동이 된다는 점에서 책임 경영이 가능하다.
물론 이번 자사주가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면 적절한 지급이 맞다. 작년만 놓고 보는 게 아니라 취임 후 5년를 기준으로 삼고 얘기했다면 사정은 다르다. 거기에 포스코의 혁신적 변화에 대한 반대급부를 직원들도 같이 누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비상경영 중에 주식 무상 증여는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최 회장의 남은 임기가 이제 1년 남짓으로 다가왔다. 꺼져가던 포스코에 새 동력을 넣은 그의 성과가 임원들만의 '셀프 성과급' 처럼 보이는 '스톡 그랜트'로 빛이 바래진 게 내내 아쉽고 답답하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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