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점·벌금 부과 등 처벌 수위 낮다는 지적에도 불구'소액주주 피해' 발생 등 이유로 뚜렷한 개선책 없어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12일)까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은 총 52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이 31곳이었던 것에 비하면 전년 대비 68%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건수도 급증한 추세다. 올해 상반기 지정예고 건수는 69건으로 지난해 35건에 비해 49%가량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
불성실공시법인은 상장법인이 공시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지정된다. 한국거래소는 불성실공시의 유형을 ▲주요경영사항 등을 기한 내에 신고하지 않은 '공시불이행' ▲공시한 내용에 대해 전면취소 및 부인 등을 행사하는 '공시번복' ▲공시 사항 중 중요한 부분에 대해 변경사항이 발생한 '공시변경'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상장법인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경우 거래소는 벌점과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선 해당법인에 대해 매매거래정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의 조치를 함께 취하고 있으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로 지난 9일 거래소는 공시불이행을 사유로 이트론과 이화전기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이들 기업에는 각각 벌점 10점과 위반 제재금 4000만원이 부과됐다. 매매거래정지 등의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이 같은 사례가 잇따르자 불성실공시법인지정 제도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불성실한 공시로 인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 기관과 협회는 단순히 처벌 수위를 강화해서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기업의 경우에도 실수로 인해 공시 연기나 번복 등이 일어날 수 있기에 벌점제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처벌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공시 교육 등을 포함한 제재 수단을 함께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측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상장협 관계자는 "투명성 측면에서 수위 등을 조절할 수 있겠으나 지나친 제재는 기업이 아닌 주주들의 피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해당법인 지정이 대수롭지 않을 수 있으나 매매거래정지 등의 조치는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에 합리적인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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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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