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2개월 만에 대규모 하한가 사태 재발···불만 토로검찰·금융당국, 관련자 '출국금지' 조치···정황 포착·조사착수"금융당국 대응 방식 다시 도마 위···거래정지는 성급한 결정"
일부 누리꾼들은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발생하기 전에 미리 인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항상 일이 터지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고 조사에 들어간다", "금융감독원의 감시가 너무 허술하다", "SG발 사태 때는 늑장 대응이었는데 거래정지에 형평성이 없다" 등 당국의 대응을 꼬집는 글이 게시되고 있다.
이번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는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는 오후 12시를 전후해 동일산업, 대한방직, 만호제강, 방림,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이 차례대로 하한가로 진입했다. 현재는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라 5개 종목은 일제히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다만 금융당국은 아직 5개 종목에 대한 명확한 하락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바른투자연구소 카페 운영자 강모(52)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5개 종목에 대해 소액주주운동을 해온 강씨가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의심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감시체계에 여전히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원인 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 정지를 결정한 것 역시 과도한 대응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SG증권발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거취를 걸고 불공정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올 한 해를 불공정거래 세력과의 전쟁에 집중하고, 거취를 걸 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중점 정책 사항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불공정 거래에 대한 근절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달 1일부터 '불공정거래 조사역량 강화 및 특별단속'을 시행하고 연말까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조사국 산하 특별조사팀, 정보수집전담반 등을 신설하고 암행 점검을 통해 불공정거래 혐의를 추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약 2주 만에 또 다른 하한가 사태가 벌어지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정의정 한국투자자연합회 대표는 "SG발 폭락사태를 비롯해 이번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불공정·후진성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라고 본다"며 "근본적으로는 주식시장에 대한 개혁이 필요함과 동시에 금융당국의 대응 방식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국은 지금까지 사고가 터지면 막는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를 해왔고, 항상 미봉책에 불과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당국의 이번 거래정지 조치에 대해서는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정확하게 파악하고 원인 규명 과정을 건너뛰고 너무나 손쉽게 거래정지를 택한 것은 개인의 재산권을 묶어두는 행위이자 일반 투자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행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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