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투협회장 "벤처투자 위축된 지금, BDC 도입 최적기"英 전문가 "VCT 경제 전반에 영향 커···한국에도 긍정적일 것"금융위원회 "BDC, 국내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한국판 기업성장집합기구(K-BDC) 관련 안건은 지난해 5월 국회에 발의 후 1년 이상 계류되고 있다. 해당 안건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첫발을 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또다시 연기됐다.
BDC는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로, 모집 규모는 펀드당 최소 300억원 이상 설정·설립할 수 있으며, 일반투자자로부터 공모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거래소에 상장하고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를 가져 개인투자자들이 비상장사에 간접 투자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투자자 보호 역시 자본시장법 및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공모펀드' 규제가 적용된다.
이에 벤처, 스타트업계는 물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BDC의 도입을 숙원사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날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한국 모험자본 시장에도 엑셀러레이터, 크라우드펀딩,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 그리고 위험 기피로 모험자본 공급이 어려운 시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파니 휴버트 AMAFI(프랑스증권업협회) CEO는 EU(유럽연합)의 CMU(Capital Market Union)를 소개했다. 스테파니 휴버트 CEO는 "CMU는 자본시장동맹으로 기업들이 더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요건이 많이 완화됐다"며 "VC 시장을 육성하고 중소기업(SME) 투자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블랙스톤(Blackstone)의 조나단 복(Jonathan Bock) BDC 대표는 "최근 은행 신디케이트론의 장기 침체로 인해 BDC를 통한 직접 대출(Direct lending) 수요가 지속 증가했으며, 美 BDC는 직접 대출 중심으로 4조달러(약 5000조원)에 달하는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Octopus Investment)의 조나단 딕스(Jonathan Digges) CIO는 "그동안 VCT로부터 투자받은 기업 중 약 1000개 기업이 높은 성장을 하고 있고, VCT의 선정 기준, 투자전략 등에 대한 설명과 VCT를 통해 벤처 투자 금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은 VCT로 7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7000만 파운드의 세수 증대 등 경제효과를 창출했다"며 "VCT에는 강력한 세제지원이 있었으며, 한국도 벤처겨울(Venture Winter)을 극복하고 모험자본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VCT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나단 딕스 CIO는 한국판 K-BDC의 도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VCT는 영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영국 경제에 미친 효과는 긍정적이었다"며 "한국에서도 역시 긍정적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고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으나, VCT는 런던거래소에 상장돼있고 충분한 공시와 독립적인 이사회가 있어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경쟁사와 같은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과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영호 자산운용과장은 "최근 한국 모험자본시장의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BDC, 영국 VCT와 유사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는 벤처 시장과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제도로, 증권·자산운용사,벤처캐피탈(VC) 등 참여자들의 협업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 성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BDC와 영국 VCT도 고금리·고인플레이션으로 벤처투자가 위축된 시기에 도입되었으므로 국내도 지금이 BDC 도입의 최적기"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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