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0월' 아시아나 화물사업·노선 반납 방안 제안 예정슬롯·화물 반납 어디까지···대한항공 "시정 조치안 면밀히 협의"'합병 반대' 목소리 높이는 아시아나 노조···거세지는 '압박'
1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원회(EC)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과 EU 4개 도시행 노선을 반납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반납이 예상되는 4개 노선은 두 항공사가 중복으로 취항하는 인천발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노선 등이다.
이는 EU의 독점 우려 해소 방안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EC는 "두 항공사 간의 합병이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 여객·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담긴 중간심사보고서(SO)를 발송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 당국과 현재 경쟁 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 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협의 중인 시정조치안 세부 내용은 경쟁 당국의 지침상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운명의 10월'을 맞은 대한항공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EC에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한 독과점을 해소할 수 있는 시정조치 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구체적인 독과점 해소 방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시정 안을 제출하기에 앞서 EU경쟁 당국과 수시로 협의하며 화물 매각과 노선 반납 등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독과점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여객은 물론 화물사업까지 포함해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을 상대로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변곡점 맞아···화물 사업 매각, 새로운 '복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변곡점을 맞았다. 이 기간 물류대란을 겪은 이후로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지자 화물 사업 매각이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은 지난 코로나19 기간 글로벌 물류난에 수요가 크게 늘며 연 매출 3조원이 넘었을 정도로 알짜사업으로 꼽혔다. 한때 70%를 넘겼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의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21.7%로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언제든 물류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대란을 겪은 이후로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지자 화물 영업 통합에도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실상 최종 판단에 해당하는 이번 EU심사를 넘지 못하면 나머지 국가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합병은 사실상 무산되는 만큼 대한항공은 화물 매각을 해서라도 완주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핵심 사업인 여객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포기하더라도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비판론 직면···이사회 넘을 수 있을까
다만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비판론에 직면할 수 있다. 벌써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한항공 안팎으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소속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결합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는 오는 20일까지 서명운동 결과를 취합해 이달 말 예정된 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시아나항공 노조는 "항공산업의 경쟁력인 운수권과 슬롯을 마음대로 경쟁국에 내어주고 있는데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항공 주권을 포기하는 기업결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도 지난달 2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문턱도 넘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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