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은 공고 물량의 6.6%만 입찰하는 데 그쳤지만, 해상풍력은 공고 물량(1천500㎿)을 훌쩍 넘긴 2천67㎿가 입찰했고 최종 1천431㎿가 낙찰됐다. 이는 통상 1기가와트(GW)가량인 원전 1기보다 많은 물량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풍력 설비 경쟁입찰 및 2023년 하반기 태양광 설비 경쟁입찰 결과를 확정·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입찰 결과 1000㎿가 공고된 태양광 설비는 66㎿ 입찰에 그쳤다. 이 중 60㎿가 낙찰됐다. 태양광의 경우 현물시장의 시세가 장기 보증 계약 성격인 입찰시장보다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태양광 사업자들의 신규 투자가 위축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물시장과 입찰시장 중 어느 쪽에 참여할지는 사업자들의 선택 문제로 신규 투자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물시장이 현재 너무 좋아서 그리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육상풍력은 400㎿ 공고에 379㎿ 입찰로 일부 미달이었고, 해상풍력은 1500㎿ 공고에 2067㎿(8개)가 입찰했다. 육상풍력은 152㎿, 해상풍력은 1421㎿ 낙찰됐다.
앞서 정부는 경쟁을 통해 비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풍력발전 경쟁 입찰제도를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풍력발전 사업자가 풍력 사업의 가격을 입찰하고, 정부는 이를 평가해 낮은 가격순으로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상풍력 설비용량 1GW에 약 5조원의 투자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다. 풍력은 태양광에 비해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입찰시장에서 낙찰받는 게 풍력 사업자들로선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량을 채우기 만만치 않다"며 "태양광은 들어갈 부지가 적어서 향후 신재생 발전 방향에서 해상풍력이 많이 들어가는 데에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풍력 사업의 경우 가격 경쟁도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상한 가격을 사전에 공개하면서 대부분의 설비 업체들이 상한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입찰한 데 따라 가격 경쟁은 제한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한 가격을 비공개함으로써 가격 경쟁을 최대한 유인했다는 설명이다. 많은 업체들이 상한 가격을 초과해 입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상한 가격 초과 여부가 낙찰의 당락을 결정한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또 입찰 평가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 전력계통 영향 등과 함께 터빈, 타워, 하부 구조물, 케이블, 시공, 국내 관련 투자 등의 국내 산업경제 기여도를 비중 있게 반영했다.
정부는 일부 품목에서는 기술과 가격 경쟁력 요인으로 인해 국내 업체 참여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대규모 발전 사업이 국가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향후 도전적인 신재생 보급 목표를 달성하고 해외 대비 높은 발전 단가의 하락, 국내 공급망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찰 제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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