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말 물가 상승률 2.3% 도달···근원물가 완만한 둔화"

20일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발표

물가 변동 불확실성 크지만

유가 상승 없다면 둔화 이어질 듯

한국은행 전경.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안정 목표(2%) 수준에 접근하는 시기는 내년 말이 될 것으로 봤다. 기조적 물가 흐름인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둔화 속도가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 영향이 이어지면서 완만한 모습을 보이는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에 따르면 향후 물가 경로는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물가 안정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은 내년 말쯤으로 예상했다.

지난 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전월의 3.8%보다 상당폭 둔화됐지만 앞으로는 빠른 하락이 이어지기 힘들다는 평가다. 12월 중에는 전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후 추세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충격의 영향도 줄어들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물가 변동에 여러 요인이 혼재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봤다. 국제유가 재상승, 비용압력의 파급 영향, 기상이변에 따른 국제식량가격 상승 등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변수로, 국내외 수요부진 심화와 국제유가 하락, 정부 물가안정 정책 효과 등은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완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요측 압력 약화 등으로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 영향이 이어지면서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는 관리 물가를 제외할 경우 연초 4%대 후반에서 11월 중 3%대 초반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이는 착시효과일 수 있다. 올해 오름세가 확대된 공공서비스 물가(관리물가의 64% 차지)가 제외되기 때문이다. 공공서비스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관리 물가를 제외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은 높아지게 된다

근원물가 이외의 기조적 물가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 상승 품목의 비중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확산지수가 올해 들어 외식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5%를 웃도는 근원 품목의 비중도 연초 40%대 중반에서 3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6%를 기록한 뒤 올 1분기 4.0%를 기록하며 치솟았다가 2분기부터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어 7월 3.2%, 8월 3.1% 이후 11월 2.9%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이 3.5%를 기록한 뒤 내년에 2.3%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근원물가의 기조적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6개월간 소비자물가의 변동성 확대가 단기적인 공급충격에 기인했던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추세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도는 물가 여건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