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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中 BYD의 글로벌 톱10 등극에 담긴 함의

오피니언 기자수첩

中 BYD의 글로벌 톱10 등극에 담긴 함의

등록 2024.01.05 15:03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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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중국의 전기차 전문업체인 BYD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지난해 300만대가 넘는 친환경 차를 판매한 BYD는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톱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순수 전기차 판매량(160만대)은 테슬라에 못 미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친환경 차 판매량은 압도적인 1위입니다.

BYD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61.9%나 증가했는데요. 더 주목할 점은 수출 성장세입니다. 이미 7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한 BYD는 1년 만에 수출 실적(24만2765대)을 334.2%나 늘렸습니다.

과거 내연기관차 시절 중국차는 그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대놓고 베낀 디자인과 조악한 품질, 떨어지는 내구성 탓에 내수시장에만 머물러야 했는데요. 하지만 전동화 전환기를 맞아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모습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차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높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테슬라에 버금가는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으니까요.

이 같은 BYD의 약진은 글로벌 톱3 자리를 굳힌 현대차그룹에게 매우 큰 도전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경쟁력은 기존 완성차업체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지만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 모두 BYD에 열세입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내고 "전기차의 기본 상품성은 BYD가 가장 앞서있고, 동일 주행거리 기준 가격 경쟁력도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BYD는 중국업체 특성상 미국 공략이 어렵지만 아세안과 남미, 유럽에선 충분한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핵심 시장인 유럽에선 오는 2025년부터 현지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입니다.

BYD가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현대차‧기아는 물론이고 폭스바겐 같은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BYD의 생산능력은 지난 2019년 60만대 규모에서 지난해엔 350만대 수준까지 급격히 확대됐습니다. 미·중 갈등과 유럽연합(EU)의 반보조금 조사 등은 리스크지만 꾸준한 시장 확대와 생산능력 증가는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은 중국을 더 이상 시장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시장은 토요타, 폭스바겐, GM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설 자리가 줄어든 곳이니 굳이 미련을 둘 이유는 없습니다. 중국에서 점유율 회복에 집착하기보다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차와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BYD에 준하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BYD와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형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선 개발과 생산, 협력사 납품구조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친 원가절감 혁신이 필요할 겁니다. 한편으론 프리미엄 모델인 EV9보다 저가형 모델(기아 EV3‧4)이 먼저 출시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테슬라 수준으로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일본 차에 못 미치고 있으니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선 품질 관련 이슈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합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기 시작한 지금, 중국차를 누를 수 있는 현대차그룹만의 비책이 하루빨리 공개되길 바랍니다. 정의선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대로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현대차그룹의 도전정신'이 어느 때보다 빛나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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