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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KRX 신종증권시장, 이러다가 '속 빈 강정' 된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KRX 신종증권시장, 이러다가 '속 빈 강정' 된다

등록 2024.02.02 08:05

류소현

  기자

reporter
새해를 맞이하고도 달이 넘어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20일 업계 관계자들만을 대상으로 '신종증권시장 개설 설명회'를 열었다. 향후 언론을 대상으로도 설명회를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으나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그사이 '신종증권시장' 출범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업계에서는 "이런 식으로는 시장이 열려도 상장할 회사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서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야심차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그림이다.

신종증권시장은 전통적인 금융상품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비정형적인 자산을 기초자산 삼아 발행된 새로운 유형의 증권을 장내에서 거래할 수 있는 유통 시장이다.

기존에 제한적으로 유통됐던 신종증권이 장내 유통된다면 제도적인 진일보이자 금융투자상품으로서의 안정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토큰증권 법제화가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 관심이 더욱 컸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토큰증권 대신 전자증권 형식으로 상장해 유통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업계 반응은 신통치 않다. 문제는 규제와 현실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상장이 가능한 회사는 상장할 유인이 없고 상장을 원하는 회사는 상장할 수가 없다.

신종증권에 해당하는 비신탁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 중 비신탁수익증권은 이미 규제 샌드박스 하에 자체적으로 유통을 하고 있다. 정작 유통이 막혀 있는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소유권 이전에 따른 공증 문제로 '신종증권시장'에서도 유통할 수 없다.

더군다나 한국거래소는 자기자본 20억원 이상, 상장금액 30억원 이상 등 까다로운 상장 조건을 내걸었다. 규모가 영세한 대부분의 발행사들은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 높은 허들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장을 통해 예상되는 실익도 적어졌다.

관계자들은 "다양한 발행사가 많이 나와 생태계가 갖춰져야 좋은 투자 상품도 나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수 발행사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거래소의 신종증권시장이 시장 조성에 기여하기는 역부족이다.

가뜩이나 토큰시장 업계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되고 법안 통과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힘이 빠진 분위기다.

올해 금융기관과 여러 증권사들은 신년사를 통해 '토큰증권'을 언급하고 '글로벌'을 강조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이라는 기술 혁신을 활용한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글로벌 금융 시장의 흐름이다.

금융 당국과 유관기관이 새로운 시장 조성을 앞두고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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