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다각화·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 위해 異種사업 진출리브엠·땡겨요 등 대표적 혁신 서비스···우리銀도 준비금산분리 완화 기대감 높지만 지지부진···규제 완화 목소리↑
금융위, 은행 알뜰폰 사업 부수 업무 지정···국민은행 신청은 언제쯤
금융당국은 지난해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했다. 지난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를 부수 업무로 신고하면 직접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른 은행들도 금융당국의 별도 허가 없이 알뜰폰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부수 업무 인정 전 은행의 알뜰폰 사업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제기돼 논란이 됐었지만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취소할 만큼의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민은행 리브모바일(리브엠) 가입자 40만명은 앞으로도 리브엠 알뜰폰 서비스를 변함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은행은 금융위가 부여한 규제 특례 유예기간 내에 부수 업무 신고를 마무리하면 되는데, 10개월 정도가 남았다.
국민은행 측은 "부수 업무 신청과 관련해서는 검토 중"이라면서 "검토가 끝나는 대로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홍콩H지수 ELS 사태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유예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부수 업무 신청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부수 업무 신청이 이뤄지면 다른 은행들도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디지털 그룹 내 신사업 제휴 추진부를 신설하고 이종산업과의 제휴 등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그 첫 검토 대상이 알뜰폰 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데이터나 신용평가업(CB)등으로 확장성은 물론 알뜰폰 주력 이용층인 젊은 고객 유입 등에 강점이 있는 만큼 알뜰폰 사업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부수 업무를 신청한 이후 우리은행도 사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은행들 역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하나은행은 제휴 전략···각양각색 사업전략
은행권 대표적인 이종 사업 진출의 또 한 축은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땡겨요'를 운영 중이다. 2020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이후 2022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재지정받으며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올 연말 지정기간 만료를 앞둔 만큼 부수 업무로 인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땡겨요'는 '상생 금융'을 앞세워 영업을 펼치고 있다. 소상공인의 부담 최소화를 위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2% 수준으로 책정하고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도 받지 않는다. 배달플랫폼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은 평균 7~8%대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고, 별도로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부과하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특히 상생을 내걸고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협업을 확대하고 소상공인과 배달라이더 등을 겨냥한 특화 금융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종산업 간 '제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접 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제휴를 통한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3월 SK텔레콤과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외에도 헬스케어, 부동산 관련 서비스 등 하나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원큐앱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사업에 직접 진출하는 형태나 기업 간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형태 모두 수익을 다각화하고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등을 위한 것"이라면서 "금산분리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초기 비용 문제, 성장성 문제 등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한 뒤 전략이 세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숙원인 금산분리···반대 목소리도 여전히 높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취임 당시부터 금산분리를 꺼내 들면서 은행업계에서는 숙원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금융자본인 은행과 산업자본인 기업 간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막는 금산분리 원칙으로 인해 비금융 산업 진출이 막혀 있어서다. 은행은 비금융 산업에 진출하려 해도 다른 회사의 지분에 15%까지만 출자가 가능하다. 은행들의 수익이 '이자'에 쏠려 있는 이유가 금산분리 때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야심 차게 금산분리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금융지주의 비금융 자회사 소유를 포함한 금융사의 비금융업 진출 허용을 골자로 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반발이 심상치 않아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당장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 어렵다면 은행의 업무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리고 핀테크와 경쟁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려 있다"면서 "금산분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단기간에 결과를 내기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규제 완화 등의 단계적 방안도 검토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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