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신위 '리스크 해결 권고'에도 정규돈 CTO 선임떨어진 위상에 쇄신도 의문···"이행 방안 준비 중""복잡한 카카오 서비스 경험한 리더를 내정한 것"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본사 CTO로 임명했다. 준신위가 신규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평판 리스크를 해결하라고 주문한 지 약 보름 만이다.
당시 준신위는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리스크 해결 방안, 사전 예방·관리 방안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그간 현재 카카오의 위기가 경영진에서 기인했다고 지적받는 만큼, 선임부터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이러한 조언을 뒤로 한 채, 카카오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물의 선임을 강행했다. 이에 회사 쇄신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준신위의 역할과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준신위 출범 당시 김범수 창업자가 전방위적 권한을 약속한 것과도 상반된다. 당시 김 창업자는 "(준신위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빠르게 점검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경영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2월 준신위와 각 계열사 대표가 처음으로 회동한 자리에서 정신아 대표도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준신위에 의견과 조언을 구하며 소통해 나가겠다"고 힘 실은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4월1일 자로 전사 조직개편 및 인사 발령을 진행했으며, 준신위에서 권고한 '평판리스크 해결 및 예방·관리' 이행 방안 관해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CTO는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스톡옵션을 행사해 '먹튀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실제로, 정 CTO는 상장한 지 3거래일 만인 2021년 8월 10일 보유주식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매도해 약 66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2주 후에는 나머지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까지 모두 팔아 10억여원을 얻었다.
카카오는 같은 해 12월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의 차익 실현으로 몸살을 앓은 터라, 해당 사안에 민감한 상황이다. 류 전 대표는 당시 카카오페이 임원진 8명은 상장 직후 약 900억원에 달하는 보유 지분 44만주를 매각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장외 거래로 주식을 매도한 터라, 바로 다음날부터 주가는 급락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류 전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정 고문의 스톡옵션 행사에 관해서는 경영진의 먹튀가 아닌 개인의 권리 행사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실제로 류 전 대표와 달리 정 CTO가 스톡옵션을 행사한 이후 주가는 오름세를 유지했다. 즉, 정 CTO의 차익 실현이 주주가치를 직접 훼손하지는 않은 셈이다.
하지만, 정 CTO가 '회전문 인사'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정 CTO는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총괄, 카카오 플랫폼 기술총괄 등을 역임한 후,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카카오뱅크에서 CTO를 맡아 근무한 회사에서 잔뼈 굵은 인물이다. 그룹 쇄신을 위해 새 얼굴이 필요한 카카오가 그룹 요직에 관계사 임원을 끌어왔다는 점에서 대체로 의문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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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관계자는 "복잡한 카카오의 서비스들을 위한 기술 이해와 제1금융권의 기술 안정성 수준을 구축하고 다뤄 본 경험이 있는 리더를 내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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