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부문은 흑자 전환까지 시일이 더 필요해 보이지만, 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낸드 가격 상승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낸드 부문의 흑자 전환 시기를 대체로 올해 2분기로 보고 있다. 1분기에 이미 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낸드가 1분기 30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 뒤 4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가 연간으로는 영업이익 3조71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점쳤다.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까지는 낸드 부문이 2270억원 적자를 낸 뒤 2분기에 영업이익 1조225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연간 영업이익은 5조568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흥국증권은 낸드 흑자 전환 시기를 2분기(4000억원)로 보면서 연간 1조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고, 대신증권도 2분기 2860억원을 시작으로 흑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삼성전자 D램 부문은 정보기술(IT) 전방 수요 회복과 AI 관련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 먼저 흑자로 돌아섰다.
D램의 빠른 회복으로 작년 4분기 전사 실적이 흑자 전환한 SK하이닉스 역시 낸드도 올해 2분기 이후에는 이익을 내는 국면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 낸드가 1분기 2940억원을 마지막으로 적자 행진을 끝낸 뒤 2분기(1130억원)부터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고, 하이투자증권도 2분기(2150억원)를 적자 탈출 시점으로 봤다. 키움증권은 3분기(570억원), 대신증권은 4분기(770억원)부터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낸드는 그간 전방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에도 AI 산업 성장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쪽이어서 D램보다 회복세가 더뎠다. 같은 메모리인 D램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제품이지만, 낸드는 데이터 저장장치에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낸드 업황을 끌어올릴 중요 요인으로도 AI가 거론된다. AI 관련 기업들의 서버 증설, 학습에서 추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글로벌 AI 시장의 흐름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온프레미스(사내 서버 설치형)향 AI 서버 구매가 증가하면서 SSD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또 추론용 AI 서버는 텍스트 데이터보다 큰 저장 용량을 요구하는 영상, 음성 등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야 해 훈련용 서버보다 SSD 수요가 증가한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AI 관련 훈련 및 추론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 및 추론 모델을 위한 데이터 저장에 더 큰 용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온디바이스 AI(기기 자체적으로 AI를 구동하는 것)를 탑재한 PC와 스마트폰 출시, 기업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 확대 등 요인도 작용하면서 낸드 가격은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512Gb(기가비트) 트리플레벨셀(TLC)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5.1% 오른 3.21달러, 1Tb(테라비트) TLC는 3.4% 오른 6.62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국내 반도체업계도 AI용 SSD 기술 및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주최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AI PC용 고성능 SSD 신제품 'PCB01' 기반 소비자용 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역시 LLM을 1초 이내로 D램에 전송하는 PCIe 5.0 기반 SSD 제품 'PM9E1',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PM9D3a' 등 차세대 낸드 솔루션을 내세워 AI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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