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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주 6일'이 국룰되나···경기악화에 대기업 임원 수난?

산업 재계

'주 6일'이 국룰되나···경기악화에 대기업 임원 수난?

등록 2024.04.21 15:04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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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요 임원 '주말 근무' 전방위 확대 SK 이은 대기업 '비상경영'에 재계 긴장↑"주 4일 도입 여론 속 시대 역행" 지적도

삼성 주요 계열사 임원이 이번 주부터 주말 근무를 시적한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삼성 주요 계열사 임원이 이번 주부터 주말 근무를 시적한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삼성·SK 등 주요 대기업에서 임원의 주말 근무가 굳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이 긴장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징성을 지닌 두 기업이 사실상 '주 6일 근무'를 부활시킨 만큼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임원은 이번 주부터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자리를 지킨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근무하는 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지원·개발부서 임원을 중심으로 주 6일 근무가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나머지 인원도 동참하게 됐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관계사 임원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중공업·E&A 등 설계·조달·시공(EPC) 3사 역시 연초 주 6일 근무를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삼성생명과 같은 금융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가 이 방침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임원에게 휴일을 반납토록 한 게 삼성이 처음은 아니다. SK그룹도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체제에 접어들면서 격주로 진행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를 재개했다.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지 24년 만이다. 동시에 SK 계열사 주요 임원은 휴무일로 지정된 '해피 프라이데이'에도 출근하고 있다.

이처럼 두 기업이 일종의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은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으로 인해 올해도 성과를 낙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와중에 미·중 갈등과 유럽·중동 전쟁 등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환율 변동성까지 커진 상태여서다. 반도체 사업이 회복세에 진입하면서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두긴 했으나, 내부에선 여전히 우려를 거두지 않는 것으로 감지된다.

재계에서는 국내 1·2위를 다투는 삼성과 SK의 이 같은 시도가 필연적으로 다른 기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임원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는 점엔 이견이 없지만,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업무 환경을 바꾸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풍조가 자리 잡은 현 시점에 주말 출근을 권고하는 게 과연 합리적이냐는 의구심에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근로시간을 '주 4일'까지 단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러한 조치는 말 그대로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에선 같은 논의에 불이 붙었다. 진보성향 버니 샌더스 상임의원이 4년에 걸쳐 표준 근로시간을 주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낮추자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면서다. 현지에선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 속에도 주 4일 근무제가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 AI의 활용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총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 4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일찌감치 실험에 나선 기업도 있다. 한일시멘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단양공장에 업계 최초로 '격주 4일 근무제'를 들여와 주목받고 있다. 2주간 근무 일수 10일 중 8일 동안 1시간씩 더 일하고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방식이다. 자기 계발과 휴식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직원의 호응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휴식을 포기하고 근무 시간을 늘리는 게 반드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임원 외 다른 사람의 동반 출근을 금지했다고 하나, 부하 직원도 업무에 동원될 수밖에 없는 만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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