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목적은 신성장 동력 확보···시장 반응은 '글쎄'계열사 시너지 효과 불분명·주주환원 기대감 약화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전 거래일보다 8950원(-16.98%) 떨어진 4만375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타이어는 인수자금 1조7000억원 가량을 들여 한온시스템 지분 33.2%를 추가 취득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50.53%까지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가 지난 3일 공시한 인수 양해각서 내용에 따르면 기존에 한온시스템의 대주주였던 한앤코오토홀딩스(한앤컴퍼니)의 지분 50.5%(2억6956만9000주) 중 25.0%(1억3345만주)를 주당 1만250원, 총 1조3679억원 가량에 인수한다.
여기에 한온시스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0.88%(6514만주)를 주당 5605원, 총 3651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취득 목적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 대목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한국타이어 주가는 지난해 6월 3만5000원 수준에서 지난 2월 6만원 부근까지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르며 우상향했다. 하지만 지난 2일과 3일 각각 7%, 3% 넘게 하락한 뒤 오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4만원대 초반대로 떨어졌다.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해석되지만 사업 분야가 동떨어진 회사를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실질적으로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점에 추가 지분인수가 이루어졌고, 완성차향 납품(OE)에서 일부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타이어와 열관리 부품은 서로 다른 원료조달·생산·판매 특성을 가진 제품군이고, 타이어 내 OE 매출 비중이 20%로 낮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시너지 크기가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온시스템은 최근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컨센서스였던 영업이익 684억원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 역시 2.2%의 저조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타이어는 4분기 이후 한온시스템 실적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2024년과 202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률은 기존보다 3~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인수에 대규모 현금이 투입되면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상승 모멘텀도 소멸했다는 지적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실적과 보유 현금에 기반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어온 상황에서 현금 소진에 따른 센티멘탈 악화 및 밸류에이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2022년 오너 리스크가 부각됐을 당시, 12개월 선행 PER이 5.7배까지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단기 주가 낙폭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온시스템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중장기 주가 방어를 위해서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며 "한온시스템의 수익성 개선 여부가 양사 주가에 있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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